[프로야구] 구단 약점 보강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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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간 프로야구 각 구단들이 올 시즌에서 드러난 약점을 메우기 위해 분주하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린 팀이나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이나 저마다 취약점을 보강하지 않고는 내년 시즌을 기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8일 프로야구계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어느 해보다 팀간 트레이드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이런 약점 보완 의지에 따라 의외의 대형 트레이드가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거의 모든 구단들이 10승 이상을 올려줄 선발투수감과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지루하고 복잡한 교섭이 예상된다.

전력보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팀은 롯데에 덜미를 잡혀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푸는데 실패한 삼성.

임창용, 김현욱, 김기태, 김상진, 노장진 등을 데려와 `트레이드시장의 큰 손'으로 꼽혔던 삼성은 올 스토브리그에서도 대형 트레이드의 진원지가 될 전망이다.

왼손 선발투수 확보가 최대 숙원인 삼성은 우선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송진우(한화)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차선책으로 역시 FA 자격을 딴 이강철(해태)을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또 올 시즌 내내 구멍이 났던 외야 자리에 용병 빌리 홀을 퇴출시키고 쓸만한 외국
인 선수를 보강할 복안이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으나 올해 전력이 크게 약화된 현대도 노쇠한 내야진을 보강하는데 혈안이 됐다.

또 정명원과 조규제의 부진으로 붕괴된 마무리 투수진을 채우는 것도 현대의 숙제.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을 자부하는 LG는 올 시즌을 망친 이유가 용병 수입에 실패한데 있다고 보고 일발 장타를 때려줄 외야수를 구하고 있다.

최원호의 가세로 선발투수진에는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1명쯤은 더 확보해야 안심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포스트시즌에서 한화에게 허무하게 무너진 두산도 선발투수진을 땜질하는데 정성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불펜 투수에 비해 선발투수가 약해 포스트시즌에서 맥없이 졌다고 분석한 두산이 캐세레스와의 재계약 방침을 철회한 것도 선발투수감을 외국인선수로 메꾸겠다는 뜻이다.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일군 한화 역시 2연패를 위해서는 내야진의 정비가 급선무로 꼽히고 있다. 주전들은 대충 갖춰져 있으나 노쇠기미가 있거나 너무 경험이 적은 선수 뿐이어서 백업 요원들이 아쉽다.

정민철과 송진우가 빠질 경우에 대비해 투수진을 다시 짜야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이적하겠다는 김응용감독을 어렵게 잡은 해태도 선발투수진을 새로 구성해야 하는데다 브릭스 대신 클러치 히터를 맡을 타자가 필요하다.

꼴찌에서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으로 변신한 롯데는 호세, 기론과의 재계약과 함께 쓸만한 불펜투수를 데려오는데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을 낸 쌍방울은 전력 보강은 커녕 기존 선수들을 지키는데도 힘겨워 내년 시즌에도 고전이 예상된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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