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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동양 오리온스는 `붕대부대'

중앙일보

입력

올시즌 돌풍을 몰고온 프로농구 동양 오리온스가 `붕대부대'라는 별칭을 얻었다. 동양팀 공격의 핵 전희철과 루이스 로프튼이 하얀 붕대를 머리에 감은채 코트를 누비고 다녀 얻게된 투혼의 상징이다.

전희철은 14일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 걸리버스와 힘겨운 승부를 벌이던 중 무려40바늘을 꿰매는 중상을 입고도 붕대를 싸매고 끝까지 분투하는 투혼끝에 값진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희철은 3일만인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 머리 3분의 1 정도를 붕대로 싸매고 스타팅 멤버로 나서 삼성 썬더스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전희철은 부상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카로운 3점슛과 과감한 골밑돌파로 동양의 공격편대를 이끌었으며 종료 36초전 천금같은 3점슛을 터뜨려 90-90 동점을 만들어 수원 실내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붕대부대의 탄생은 전희철과 함께 동양의 공격을 주도하던 로프튼이 2쿼터 중반 상대 수비수의 이빨에 정수리가 찧기면서 이뤄졌다. 피로 범벅이 된 로프튼은 벤치로 실려나갔으나 경기를 계속 뛰게해 달라고 박광호 감독에게 애원, `억지반 묵인반'의 승낙을 얻어내고 관중들의 박수갈채속에 코트에 다시 들어섰다.

2점을 뒤지던 동양은 로프튼이 4쿼터 종료 1.5초를 남기고 그림같은 레이업슛을 쏘아올려 92-92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들의 불굴의 투혼은 동양이 연장접전끝에 100-106으로 지는 바람에 빛이 바래기는 했다.

박광호 동양감독은 "대체 투입할만한 선수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본인들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고집을 부려 내보냈으나 또 다른 부상이 나올까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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