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수퍼보울 우승반지 끼고, 가자 명예의 전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잘 어울리나요?” 미국프로풋볼(NFL) 피츠버그의 하인스 워드가 2일(한국시간) 수퍼보울 미디어 행사 때 가발을 쓰고 익살스럽게 웃으며 인터뷰하고 있다. [알링턴 AFP=연합뉴스]


관록의 피츠버그냐, 상승세의 그린베이냐.

 미국프로풋볼(NFL) 최강자를 가리는 제45회 수퍼보울이 7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텍사스주 알링턴 카우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전통의 강자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포스트시즌 돌풍의 주역인 그린베이 패커스의 맞대결이다.

 피츠버그는 2000년대 들어 아메리칸콘퍼런스(AFC)에서 세 차례 우승하며 수퍼보울을 두 번(2006·2009년) 제패했다. 내셔널콘퍼런스(NFC)의 그린베이는 와일드카드(NFC 6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필라델피아와 애틀랜타, 시카고를 차례로 제쳤다.

 피츠버그의 한국계 선수 하인스 워드(35)가 2006, 2009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수퍼보울 3회 우승은 명예의 전당 헌액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피츠버그 ‘워드를 따르라’=피츠버그의 강점은 단단한 조직력이다. 특급 스타가 없음에도 NFL에서 정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 중심엔 워드가 있다. 13년간 오직 피츠버그에서만 활약한 워드는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군기반장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동료들의 정신력을 끌어올린다. 워드는 “우리는 가족이다. 형·동생처럼 지낸다”고 강조한다.

 팀 내 2년차 마이크 월러스는 지난 1일 피츠버그 트리뷴-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워드는 경기장 안팎에서 책임감이 강하다. 나태한 동료를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입단 직후 플레이북(전술자료)을 소지하지 않아 워드로부터 혼이 난 신인 이매뉴얼 샌더스는 “워드가 플레이북을 내 몸처럼 생각하라고 충고했다. 신인인 내가 워드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라고 말했다.

 워드는 최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은퇴란 없다. 수퍼보울에서 이기든 지든 다음 시즌에도 뛸 것”이라며 “날 얕잡아 봤다간 큰코 다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린베이 ‘늦깎이 쿼터백의 도전’=그린베이의 쿼터백 애런 로저스(28)는 이번 포스트시즌 팀 돌풍의 주역이다. 790패싱야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쿼터백 중 최고였다.

 그는 무명 시절이 길었다. 함께 뛰었던 전설적인 쿼터백 브렛 파브의 그늘 때문이었다. 2005년 입단한 로저스는 2007년까지 세 시즌 동안 겨우 7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2008년 그린베이가 전성기를 넘긴 파브를 뉴욕 제츠로 보내면서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주전 확보 3년 만에 생애 첫 수퍼보울 무대에 서는 로저스는 “마침내 때가 왔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치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