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은행들, 신흥시장에서 대거 철수

중앙일보

입력

일본을 비롯한 경제선진국들의 상업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중 신흥 시장들로부터 `대대적인 철수' 조치를 취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10일보고서에서 밝혔다.

금년 상반기중 순위험이전 집계에 따르면 13개 선진국의 상업은행들은 이 기간중 신흥 시장으로부터 580억달러를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여신 신고액 기준으로 선진국은행들의 시장대출액은 지난 97년말 8천920억달러에서 지난 해 말에는 8천430억달러, 올 상반기 말에는 8천100억달러로 계속 감소했다.

동유럽의 경우 98년 말 이후 은행들은 미상환 대출액의 11%를 삭감, 가장 큰 폭으로 대출을 줄였으며 특히 러시아에 대한 삭감률은 1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에 대한 대출 삭감률이 16%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지난 98년중 21%를 기록했던 아시아에서는 삭감이 계속되긴 했으나 그 폭이 4%에 그쳤다.

BIS 보고서는 은행들의 이같은 대출삭감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고비용으로나마 세계 자본시장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된 점 ▶주요 은행들이 신흥 시장들의 현지 은행 지분을 계속 인수하고 있는 점 ▶아시아 개도국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거두고 있는데다 직접 및 포트폴리오 투자 재개로 은행자본 수입 필요성이 줄어든 점 등여러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BIS는 또 많은 개도국들에서 은행 대출의 만기구조가 과거보다 건전한 양상을 띠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동유럽의 경우 1년 이하 단기대출 비율은 6년반 만에 최저수준인 33%를 기록했으며 아시아 지역의 단기대출은 지난해 말의 53%에서 51%로 감소했다.

중남미는 단기대출 비율이 52% 선에서 안정됐고 특히 멕시코는 640억달러에 달하는 은행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의 단기대출 비율은 상반기중 대규모 대출액이 만기에 이름에 따라 지난해 말의 45%에서 5%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아르헨티나도 단기대출을 선호하는데다 장기 대출 상환기일이 앞으로 12개월 안으로 다가옴에 따라 단기대출 비율이 증가했다. [취리히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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