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골칫덩어리 ‘북 캅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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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도모데도보 국제공항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북 캅카스 지역은 러시아엔 ‘앓는 이’다. 1991년 러시아 연방 성립 이후 대부분의 지역분쟁과 굵직한 테러가 이 지역의 분리 투쟁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캅카스 지역은 역사적으로 페르시아(이란)·투르크(터키)·러시아의 세력 각축장이었다. 1828년 러시아가 이 지역을 합병했고 20세기엔 소련이 통치했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자 북 캅카스의 체첸·인구시·다게스탄 등 9개 자치공화국은 러시아 연방에 남았다.

 그 뒤 이 지역의 독립 추구와 지역 내 세력 갈등으로 크고 작은 분쟁이 이어졌다. 94년과 99년 두 차례 벌어진 체첸 전쟁이 특히 참혹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렀다.

 분리주의의 배경엔 슬라브족과 캅카스 주민 간 문화적 이질성이 자리하고 있다. 캅카스 지역은 50여 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고 러시아어가 아닌 고유 언어를 가지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슬라브족이 중심이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이 지역의 독립을 필사적으로 막는 주요한 이유는 이 지역의 지하자원이다. 체첸 등지엔 상당량의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카스피해 에서 러시아로 이어질 송유관도 이곳을 지나게 된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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