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식료품 가운데 상당 품목에서 담합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받았으며, 조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물가와의 전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신에게 붙은 ‘야전사령관’이란 별칭에도 “듣기에 나쁘지 않다”고 했다.
‘공정위=물가기관’이란 그의 취임 일성 이후 공정위는 생필품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담합이나 부당 인상과 관련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익명을 원한 공정위 관계자는 “가공식품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는 과정에서 담합 혐의가 포착돼 현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 조사를 주도하는 ‘가격불안품목 감시·대응 태스크포스(TF)’에 대해서도 “상당 기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 ‘저인망식 조사’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걸 의식한 듯 “현장 조사 시 기업들의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최근 생필품 값은 일단 ‘낮은 포복’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전국에 유통되는 생필품 79개 품목 중 한 주 전에 비해 평균 가격이 내린 것은 51개(64.6%)에 달했다. 첫 주에는 내린 품목이 36.7%에 그쳤다. 생필품 가격 오름세가 일주일 새 내림세로 반전된 것이다. 특히 두루마리 화장지(-11.4%), 린스(-7.4%), 혼합조미료(-7.1%), 케첩(-5.8%)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