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상하이’ 알리러 서울 온 궁리 “다음엔 부산영화제 초청받고 싶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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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중국 출신의 세계적 스타 궁리가 24일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공식 방문은 처음이에요. 다음 번엔 아시아 최고로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고 싶습니다.”

 중국의 월드스타 궁리(鞏悧·공리)가 내한했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상하이’를 알리기 위해서다. CF촬영 등으로 몇 번 한국을 찾은 적은 있지만, 공식행사는 처음이다. 24일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 나타난 궁리는 마흔여섯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우아한 자태였다.

 ‘상하이’는 ‘반지의 제왕’ 제작자 와인스타인 형제가 투자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41년 상하이를 무대로, 강대국의 음모 속에 휘말린 사람들의 운명을 그렸다. 궁리와 ‘황후화’ 이후 재회한 저우룬파(周潤發·주윤발), ‘인셉션’‘게이샤의 추억’의 와타나베 켄, ‘2012’의 존 쿠색 등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궁리는 상하이 최고의 마피아 두목 앤소니(저우룬파)의 부인이면서 반일 저항군 활동을 비밀리에 벌이는 애나 역을 맡았다. 미국 정보요원 폴(존 쿠색)과 위험한 사랑에 빠져들기도 한다.

 “중국 역사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 무엇보다 끌렸어요. 신비로우면서 지혜롭고 강인한 여성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어서 매력적인 작품이었죠. 실제로 당시 해외유학 중이던 많은 중국여성들이 전쟁 발발 소식에 귀국해 저항군으로 활약했다고 해요. 애나가 상하이를 떠나면서 ‘전 꼭 돌아와서 제 할 일을 할 겁니다’라고 얘기하는 장면은 제가 연기하면서도 참 감동적이었어요.”

 궁리는 한때 부부였던 장이머우(張藝謨·장예모) 감독과 콤비로 활약한 ‘붉은 수수밭’‘국두’ 등으로 1980년대와 90년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0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게이샤의 추억’을 시작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냐죠. 그래야 온 힘을 다해 몰두할 수 있거든요.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그래서인 것 같아요.”

 그는 한국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에도 한마디 조언했다. “좋은 작품, 좋은 배역이 있는 곳이라면 배우는 어디든 갈 수 있죠.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삶을 접하며 시야를 넓히는 건 배우라는 직업이 갖는 최고의 장점 같아요. 한국 배우들도 더 많이 밖으로 나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으면 좋겠어요.”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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