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채비율 247%, 31년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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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의 부채비율이 유상증자와 자산재평가 등에 힘입어 3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지난 상반기에 금리하락과 환율하락에 힘입어 1천원어치를 팔아 42원의 이익을 남겨 지난 95년 상반기 이후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99년 상반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247.2%로 작년말의 303.0% 보다 55.8%포인트 하락, 지난 68년(207.5%)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부채감축분 55.8%포인트 가운데 36.6%포인트는 유상증자에 힘입은 것이며 이외 3조원의 자산재평가차액을 포함해 주로 부채 감소 보다 자기자본 확충에 따른 것이다.

부채비율 200% 이하인 업체는 작년말의 40.4%에서 46.4%로 늘었으나 500%를 넘거나 자본잠식인 업체도 각각 전체 제조업체의 13.7%, 12.7%를 차지했다.

또 대기업은 부채비율이 295.4%에서 234.6%로, 중소기업은 334.4%에서 310.4%로 각각 떨어져 정부의 부채비율 감축 유도 대상인 대기업이 더 많이 부채비율을 낮췄다.

제조업의 차입금은 260조4천억원으로 작년말보다 3조2천억원 감소, 차입금 의존도가 작년말의 50.8%에서 47.3%로 떨어졌다.

한편 제조업은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줄어든데도 불구하고 금융비용부담 감소와 외환순익을 얻은데다 자산매각에 나섬으로써 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이 4.2%를 기록, 작년 상반기의 적자(-0.4%)에서 돌아서며 지난 95년 상반기(4.2%) 이후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상반기에 제조업이 1천원어치 물건을 팔아 42원의 이익을 냈다는 계산이다.

이는 금리하락에 따른 4조6천억원 정도의 이자감소에 힘입어 금융비용부담률(금융비용/매출액)이 작년 상반기의 9.3%에서 7.4%로 떨어지고 원화절상으로 외환손익도 순손실(-1.4%)에서 순이익(0.9%)으로 돌아선데다 매출액의 0.9%에 해당하는 자산처분순익을 얻은데 따른 것이다.

영업이 호전됐다기 보다는 영업외 요인의 호전이 경상이익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기업규모별 경상이익률은 대기업이 4.4%, 중소기업이 3.6%로 대기업의 수익성호전이 더욱 두드러졌으며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경상이익률은 각각 -1.5%, 0.8%를기록했다.

한편 제조업의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 보다 3.4% 감소,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7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내수가 작년 상반기 보다 9.4% 늘었으나 수출이 환율 및 수출가격 하락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8.7%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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