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중·고, 자사고 입학사정관제 대비한 나만의 포트폴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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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중·고나 자사고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이번 방학 동안 개성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둬야 한다. 평소 과제물이나 프로젝트 활동, 상장 등을 파일에 정리해두지 못한 학생이라도 남은 기간을 잘 활용하면 짜임새있는 포트폴리오를 꾸밀 수있다.

1. 신재훈(서울 당서초 6사진 오른쪽)군은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한 덕분에 청심 국제중에 합격했다. 영어공부에 흥미를 가졌던 신군은 국제중 입학을 목표로 정하고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 그 동안 받은 상장과 생활기록부를 꼼꼼히 살폈다. 수십 장이 넘는 상장은 분야별로 정리하고 과목별 성적도 노트에 정리해 향상 정도를 따져봤다. 저학년 때는 수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수학에 적성이 있었으나 4학년 이후부터는 영어 상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군은 이러한 이력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국제중 지원동기로 활용했다.

신군은 이번 방학 동안 영어공부에 전념했다. 영어신문과 소설을 읽으며 어휘력과 독해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뒀다. 해외거주 경험이 없어 어휘력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인상 깊게 읽은 기사는 스크랩해서 내용을 요약하고 단어를 따로 정리했다. 이렇게 만든 신문 스크랩 노트가 벌써 3권 째다. 영어책을 읽은 다음에는 꼭 독서록을 쓴다. 감명 깊었던 문구나 주인공에게 쓴 편지 등과 같은 독후활동을 반드시 기록한다. 틈틈이 본 영어인증시험 성적표를 따로 모아 성적변화를 살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학 포트폴리오활동 중 하나였다. 신군은 “꾸준하고 일관성 있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 김효준(경기 장현초 6사진)군은 이달초 진로적성 캠프에 다녀왔다. 캠프 기간 동안 유형검사를 한 결과 적성이 ‘사업가’로 나왔다. 김군은 진로발견 과정을 포트폴리오로 정리하기로 했다. <나의 진로 찾기 과정>이란 제목의 노트를 만든 김군은 먼저 캠프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간단히 적었다. 사실 부모님의 권유가 주된 동기였지만 캠프를 다녀온 뒤 ‘나 자신을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을 참여 동기로 바꿔 적었다. 다음으로는 캠프에서 활동한 내용을 객관적으로 요약했다. 세부 일정표와 사진 등을 프린트해 붙이고 캠프 주최기관과 취지에 대한 설명도 간단히 적었다.

김군이 가장 공을 들여 적은 부분은 ‘캠프 참여 전과 후 변화한 자신의 모습’이다. 김군은 노트에서 꿈이 없던 과거에 비해 자신감과 목표의식이 생긴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참여도, 변화 정도를 내적·외적으로 평가하고 ‘사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도 정리했다.

한 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나자 다음 포트폴리오는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사업가의 진로와 연관된 활동, 예컨대 경제신문 읽기, 스티브 잡스 위인전 읽고 독후감 쓰기, 초등학생 펀드 운용기 작성이 그것이다. 김군은 “방학 동안 많은 체험활동을 했지만 진로와 관련된 몇 가지 활동만 골라 진정성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관성진정성 돋보이게 작성을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활동내용과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포트폴리오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진정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발론 교육전략연구팀 임양희 수석연구원은 “포트폴리오에는 내가 왜 특정한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솔직한 이유와 활동의 결과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느낀 점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이를 국제중 또는 특목고 선택 이유와 관련시키면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로가 정해졌다면 방학 동안 그에 맞게 체험하거나 활동한 내용을 정리해 진로 관련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향후 입시에 도움이 된다. 꿈이 명확하지 않다면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고 인상 깊었던 활동 몇 가지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두면 관심분야를 찾는데 유리하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오서경 책임연구원은 “포트폴리오에는 자신의 특징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며 “결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된 활동을 한 두 개 골라 개성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여행이나 캠프 참여 같은 비교과 활동만이 포트폴리오의 아이템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과활동도 얼마든지 훌륭한 포트폴리오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아침교육연구소 송태인 원장은 “학습목표와 진행 상황, 결과와 평가를 기록하는 학습일기를 방학 동안 꾸준히 쓰는 것도 학습 열의를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 >

신재훈군의 교과 포트폴리오

● 상장, 학교생활기록부, 영어시험성적 같은 학습결과물 정리: 상을 받은 동기, 성적변화에 대한 견해, 각오 등을 함께 서술
● 영어 단어, 문법을 정리한 영어공부 노트 정리: 학습목표, 학습량, 평가 등을 정리한 학습일기로 활용
● 국제중 입학 후 학업계획서 작성: 입학 후 어떤 목표와 방법으로 공부를 할 것인지 서술

김효준군의 비교과 포트폴리오

● 경주, 제주도 여행일기 작성: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브로슈어, 팸플릿 등을 활용해 생생한 느낌을 기록
● 경제 뉴스 읽고 NIE하기: 인상적인 경제뉴스를 골라 스크랩북을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
● 캠프참여 일지 작성: 캠프에 참여한 동기, 캠프 참여 전후의 변화정도, 평가 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진로 발견이나 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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