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대금 대북송금 의심받는 멜라트은행은 잘못한 것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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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라민 메흐만파라스트(Ramin Mehmanparast·51·사진) 이란 외교부 대변인·장관특보는 21일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 지점이 북한에 대이란 무기 수출 대금을 송금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한국 금융당국의 감독하에 영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인터뷰는 이란 외교부 측의 제의로 이뤄졌으며, 아흐마드 마수미파르(Ahmad Masoumifar) 신임 주한대사가 동석했다.

 -위키리크스가 북한이 이란의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통해 대이란 무기 수출 대금을 송금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했는데.

 “이란과 관련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배후가 있는 것 같다. 멜라트은행은 한국 법·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활동하고 있다. 잘못이 하나도 없다. 물론 우리는 북한과도 관계가 있다. 그러나 한 나라와의 관계를 위해 다른 나라와 관계를 해칠 일은 하지 않는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그런 주장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본다.”

 -이란·북한간 핵 협력 의혹은.

 “이란과 북한간의 관계는 군사적 관계가 아니다. 솔직히 말해 핵 문제에 있어서 우린 다른 나라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이란의 젊은 과학자들이 독자적으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서방의 한 나라(미국 지칭)는 우리가 핵 기술을 수입한다는 이유로 각종 제재를 해왔지만 우리끼리 개발을 잘 해왔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입장은.

 “(연평도 포격사건을 듣고) 너무도 슬펐다. 아시아 지역에서 대화를 통해 평화가 유지되길 바란다. 대화를 통한 평화를 다시 강조하고 싶다.”

 -이란은 원유 대국인데 왜 핵이 필요한가.

 “그런 의혹을 서방 언론에서도 많이 제기한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보라. 핵의 평화적 이용을 통한 원자력 에너지가 대세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최근 한국과 원자력 협력을 시작하지 않았나. 석유는 언젠가 고갈된다. 환경을 생각하더라도 원자력이 정답이다.”

 -지난해 11월 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전 주한 이란대사가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답하기 껄끄러운 질문다. 한국과 이란은 같은 아시아권 나라로서 공통점이 많다. 우린 한국 기업들이 이란에서 번영하고, 이란 기업이 한국에서 성공하길 빈다. 단기적 정치적 압력이 양자관계를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김도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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