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북한 선전화보집 사진조작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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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공식 선전 화보집 '조선'에 실린 사진의 조작과 연출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편집자들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해 해수욕장의 텅빈 바다에 사람을 집어넣거나 목장의 빈 곳에 염소를(다른 사진에서) 떼다 붙여 수가 많아 보이게 조작했다. 또 제과점의 빈 선반에는 사진조작으로 빵을 가득 채워 먹거리가 풍부해 보이는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첫번째 사진은 '조선' 2010년 10월호에 실린 강원도 원산에 있는 해수욕장 '송도원 유원지'다. 사진을 얼핏 보면 여느 해수욕장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백사장 너머 바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빨간색 원)이 여러 군데 반복해서 나온다. '바다에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의 '스탬프'기능을 이용해 같은 사람들을 이리 저리 옮겨다 붙인 것이다.


수가 많아 보이게 하는 사진 조작은 염소농장도 마찬가지다. 12월호 26페이지에는 평양시 강동군에 있는 '구빈 축산 전문 협동농장'을 '덕을 보는 축산기지'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뒤로 보이는 염소무리(빨간색 큰 원)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데도 사진의 선명도가 서로 다를 뿐 아니라 배경(풀과 나무)과도 차이가 난다. 또 촛점이 흐리게 나오는 염소 무리 한 가운데 촛점이 선명한 염소 다섯 마리가 섞여 있다. 염소 수를 불리기 위해 이중, 삼중으로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조선' 2010년 5월호에 나오는 '단빵생산'사진도 조작한 흔적이 나타난다. 제과점 직원들이 빵을 만드는 장면 뒤에 나오는 선반에 빵이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를 확대해서 보면 쌓아 놓은 빵 모습이 서로 똑같은 부분이 있다. 이 역시 '스탬프' 기능을 이용해 합성한 것이다.

월간지 '조선'은 평양 조선화보사가 제작하는 북한의 체제선전용 공식 화보집이다. 북한 내는 물론 중국어·러시아어·프랑스어·영어 등 4개 국어로 번역돼 인터넷 '내나라'홈페이지에도 게재된다.

온라인 편집국=김지선 기자 , 사진=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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