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로스쿨 관련 폭로는 청와대 제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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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청와대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또 충돌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아들의 서울대 로스쿨 입학과 관련해 허위폭로를 한 민주당 이석현 의원에게 제보한 사람이 ‘청와대 관계자’라고 박 원내대표가 주장하자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이 의원에게 제보한 사람을) 누구라고 밝힐 순 없지만 청와대에 근무하는 분의 발언 내용이 녹취돼 있다는 얘기를 이 의원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이 의원의 폭로와 관련해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임덕이란 게 막으려고 노력해 봐야…. 세월이 레임덕”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 발언을 전해들은 청와대 관계자들은 포문을 열었다. 김희정 대변인은 “모략의 대가인 박 원내대표의 야바위 정치를 아직도 믿는 사람이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기자들이 “청와대에서 조사는 하고 있느냐”고 묻자 김 대변인은 “일일이 거기에 대해 말할 가치도 못 느낀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박 원내대표는 수차례 충돌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습근평) 중국 부주석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2009년 5월)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사실무근의 얘기를 흘려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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