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난 못난 놈 … 많이 혼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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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신정환씨가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날 신씨는 복면 모자에 몽클레르 블랙 패딩점퍼(200만~300만원대)를 입고 있었다. [양광삼 기자]

“5개월이 5년 같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남자답지 못했고 솔직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방송인 신정환(36)씨가 19일 낮 12시35분 서울지방경찰청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관과 함께 은색 싼타페 차량을 타고 서울청에 도착한 신씨는 입구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어떤 말씀을 드려도 변명이고 핑계일 거다.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고 많이 혼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디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네팔에 있었다”고 말했다. 또 원정 도박설에 대해선 “경찰청에서 성실히 조사받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답변을 마친 신씨는 도착 2분 만에 조사실로 올라갔다. 경찰은 이날 신씨를 상대로 도박 자금 규모와 출처등을 조사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수면을 취하게 한 뒤 20일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상습도박 혐의가 인정될 경우 신씨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디스퀘어드 바지(40만~100만원대) [양광삼 기자]

경찰은 또 언론 등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의 진위도 조사해 법률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신씨는 자신의 도박의혹이 제기되자 팬 카페에 ‘여행 중 뎅기열에 걸려 계속 병원에 있었다’며 조작된 사진을 올리기도 해 비난을 받았다.

 이에 앞선 이날 오전, 일본 하네다발 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신씨는 11시10분쯤 홀로 입국장에 나타났다. 청바지와 검정 점퍼 차림에 회색 가방을 메고 흰 모자를 덮어쓴 그는 다리를 약간 절뚝거렸다. 신씨는 입국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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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제가 못난 놈인 것 같다. 많이 혼나겠습니다. 많이 혼내주십시오”라고 답했다. 공항을 떠나기 전, 신씨는 다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지난해 8월 필리핀 세부 W호텔 카지노에서 억대 바카라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신씨는 같은 해 9월 한 시민에 의해 고발당했다. 이후 서울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신씨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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