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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기웃거려 봐야 내 화면 안 보일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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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국내 대형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노트북 모니터에 부착하는 정보보호 보안기를 지급했다. 고객사의 내부 기밀 정보, 특히 인수합병(M&A)과 같은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입장에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정보 유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보안장치나 시스템이 비즈니스맨들의 중요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은 앞다퉈 정보 보안을 돕는 기기들과 소프트웨어(SW)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옆 사람 눈길로부터 내 정보 보호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급속히 늘면서 ‘정보보안 도우미’가 뜨고 있다. 1 잉카인터넷이 개발한 보안USB ‘엔프로텍트 엑스틱’. 2 네트워크 보안기능이 추가된 넷기어코리아의 ‘WNR1000’. 3 한국쓰리엠의 스마트폰용 정보보호 필름을 씌운 아이폰. 옆(오른쪽)에서 보면 화면이 시커멓게 보인다.

삼일회계법인 직원들에게 배포된 보안기는 한국쓰리엠의 ‘프라이버시 필터’. 노트북의 스크린에 부착하면 정면에서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스크린의 내용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석혜조 회계사는 “내부 일이 아니라 외부 고객의 일을 처리하는 직원들은 모두 프라이버시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며 “업무 특성상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유용하고, 고객에게도 더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인기가 거세지면서 스마트폰용 정보보호 필름도 나왔다. 한국쓰리엠은 캐나다 림의 블랙베리용과 애플 아이폰용 보호필름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솔루션은 모바일 오피스를 활용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유용하다. SK텔레콤의 ‘정보 지킴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잠금 기능을 원격으로 조정해 관리하고, 스마트폰 분실 시 스마트폰의 주소록·e-메일·보안문서 등의 정보를 백업 또는 삭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KT는 모바일 오피스 이용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보안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경우 단말기에 저장돼 있는 모든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해 공장 출시 상태로 초기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 솔루션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문서 또는 시설물을 촬영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카메라 차단 및 프린트 스크린 차단 기능까지 제공한다.

 인터넷 공유기에는 네트워크 보안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넷기어코리아의 유·무선 공유기 ‘WNR1000’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이중 방화벽 보안 기능, 웹 암호화 기능 등 다양한 네트워크 보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연 80조원 산업기술 유출 피해 방지

기업 입장에서는 중요한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가 걱정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6월 기업체 인사담당자 255명을 대상으로 ‘회사 정보 유출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28.6%가 ‘업무 노하우·기밀 등 정보의 유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우리 기업의 기술 유출 피해액은 연간 약 80조원에 이른다. 인터넷·휴대저장장치·e-메일·프린트물 등 유출 경로도 다양했다.

 잉카인터넷이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보안USB 및 보조기억매체관리시스템 ‘엔프로텍트 엑스틱’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내부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중요한 내부정보가 담긴 이동형 저장장치의 분실·도난이나 인가되지 않은 사람의 사용과 무단 반출을 막는다. 보안 사고 발생 시 추적관리가 가능하고, 장치의 사용 이력도 관리한다. 이 제품은 국가정보원의 보조기억매체 보안관리지침에 따른 필수 보안 기능을 탑재했다. 온라인 안티바이러스, 안티스파이웨어 기능도 제공해 악성코드로 인한 중요 정보파일 감염이나 유출을 막는다.

 신도리코가 지난해 가을 출시한 복합기 ‘N600’ 시리즈는 현존하는 생체인식 기능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지정맥(손가락 정맥) 인식 장치를 달았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지정맥 패턴을 인식해 사용자를 분별한다. 지정맥 대신 비접촉 방식인 사원증(IC카드)으로 인식할 수도 있어 기업체별 맞춤 보안설계가 가능하다. 암호화, 패스워드 잠금과 무단 복제 방지를 위한 워터마크 기능도 제공한 4D(4차원) 콘텐트 제작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문서작업을 한 사람과 시점도 기록된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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