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8·8·8’이면 괜찮은 저축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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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문제 없나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저축은행마다 고객들의 문의가 쏟아진다. 많은 예금자들이 그동안 이자만 보고 예금했지 회사의 건전성은 따져보지 못한 터라 불안하다. 금융위기 이후 일부 저축은행이 급격히 부실화된 것도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우량 저축은행인지를 확인하는 기본 잣대는 ‘88클럽’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서, 고정이하 여신(부실자산) 비율이 8% 미만인 경우를 가리킨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105개 저축은행 중 56개사가 88클럽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엔 88클럽 저축은행 중에도 큰 폭의 적자를 내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회사가 꾸준히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예금금리가 높은 곳을 고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금감원 저축은행총괄기획팀 김태경 팀장은 “금리가 낮다는 건 그만큼 보수적으로 운영한다는 뜻이어서 건전성은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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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보가 지난해 말 ‘우수 저축은행’ 특성을 분석하면서 제시했던 우수 저축은행의 세 가지 요건도 참고할 만하다. ▶당기순이익이 최근 8년 연속 흑자이고 ▶8년 연속 BIS 비율이 8%를 넘었고 ▶8년간 고정이하 여신비율의 평균치가 8% 이하인 곳이다. 분석기간을 8년으로 잡은 건 카드사태로 신용대출 부실이 급증했던 2003~2004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이 불어난 2008~2009 회계연도에도 꾸준히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당시 예보는 예금자 이동 등을 우려해 해당 저축은행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본지가 105개 저축은행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22곳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의 대형사 중엔 동부·한국투자·모아·에이스저축은행이 기준에 들어맞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한국저축은행도 간신히 범위 내에 들어왔다. 세람·삼정·민국저축은행 등 중형사도 이름을 올렸다. 아산·S&T저축은행처럼 규모가 작고 지점이 하나뿐이지만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소형사도 해당됐다. 동부저축은행 기획팀 김순태 부장은 “덩치를 키우고 고수익을 좇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충실했던 게 우수한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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