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배운 내용 그날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강사 괴롭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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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용인 메가스터디 기숙학원 학생들이 수능을 100일 앞두고 힘차게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학생들은 저마다 붉은 천에 목표 대학을 크게 적어 머리에 둘렀다. [사진=용인메가스터디 기숙학원 제공]

기숙학원도 공부전략이 필요하다. 바뀐 학습환경에 적응해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 기숙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입시 준비에 매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편의를 제공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수험생에게 달렸다. 기숙학원 원장들에게 입시에 성공하기 위한 기숙학원 100% 활용법을 물었다.

박정식 기자

그날 배운 내용 그날 완전학습 해야

기숙학원 원장들이 꼽는 성공하는 수험생의 대표 유형은 그날 배운 내용을 그날 완전학습 하는 학생이다. 기숙학원에 오는 수험생은 대부분 재수생이다. 이미 수능 시험에 필요한 교과 진도를 끝냈으며 실전 경험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를 과신해 수험생활 동안 교과 강의를 듣는 것에 그치거나 문제 풀이에만 매달려 개념을 이해하는 공부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용인위너스터디 이근갑 대표는 “그날 배운 내용은 그날 정리해 완전히 숙지하는 공부방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빠트리고 지나친 내용은 없는지, 잘못 알고 있었던 개념은 없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시에서 실수를 반복하기 않기 위해서다. 자신의 학습결함을 점검하기 어렵다면 방과후 보충수업, 개인별 학습지도, 학업성취도 평가 등으로 이를 점검·보완해주는 기숙학원의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포천 한샘아카데미 신인호 회장은 “교육방송(EBS) 출연 강사, 인터넷 강의와 학원가의 대표 강사들이 강의를 맡고 있는 기숙학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숙학원에서 강의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강사들이 수년 간 연구한 학습법과 핵심내용을 충분히 습득하는 학습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습·심리 등 자신의 문제점 파악·교정해야

원장들은 입시를 준비하는 첫 걸음은 수험교재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잘못된 학습태도와 습관을 수정·보완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숙학원은 그런 점에서 생각할 기회를 준다. 복잡한 도심에서 학교·학원·독서실을 오가느라 시간에 쫓기던 때와 달리, 기숙학원은 자연풍경을 접하고 있는데다 강의와 숙식이 모두 한 곳에서 이뤄져 동선이 짧다. 입시에 실패한 지난 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용인메가스터디 기숙학원 차태호 원장은 “지난해 수험 준비에서 자신이 잘못한 것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숙학원 주변의 산책로나 운동장·체력단련실 등을 이용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학습동기와 의지를 북돋을 수 있다. 신 회장은 “기숙학원에서 제공하는 심리 안정 프로그램이나 멘토링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강사와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 신 회장은 “쉬는시간·점심시간·자습시간 등을 가리지 말고 강사들을 귀찮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하면 싫은 강의에 흥미를 붙일 수 있고 강사의 조언에서 자신의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철저한 학습계획 실천

기숙학원의 장점은 이동거리가 짧고 학급이 소수인원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고3 때와 비교해 시간과 체력을 아껴 공부에 투자할 수 있다. 차 원장은 “시간관리와 학습계획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0개월의 장기 마라톤으로 생각하고 슬럼프에 빠지지 않을 대비책을 만들어 시간계획을 짜야 한다”며 “음악 청취, 독서, 운동 등 활력소를 얻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기숙학원의 위치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유혹을 차단할 수 있지만 자칫 지루함도 줄 수 있다. 이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학습과정에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단기 목표들을 배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차 원장은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성취감이 공부에 추진력을 더해준다”며 “이것이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슬럼프를 겪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매일·주간·월간·학기·연간 단위로 학습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우라”고 조언했다. 이어 “학습지도 전담교사, 생활지도 전담 교사와 상담해 부족한 과목을 어떻게 보완해 갈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을 것”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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