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도 인정한 ‘한국의 마더’ 김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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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영화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혜자씨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LA=연합뉴스]

배우 김혜자(70)씨가 영화 ‘마더’로 15일(현지시간) 미국 LA영화비평가협회(LAFCA)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상이 제정된 1975년 이후 아시아계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메릴 스트립(1985년 ‘아웃 오브 아프리카’), 에마 톰슨(1992년 ‘하워즈 엔드’), 줄리아 로버츠(2000년 ‘에린 브로코비치’), 줄리언 무어(2002년 ‘파 프롬 헤븐’)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가 최고영화상을 받았다.

 이날 LA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씨는 ‘마더’의 어머니 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영화 속의) 그 엄마는 자식 사랑밖에 없었던 약간 돌았던 여자였다. 광기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자식 때문에 미칠 수 있고 죽을 수 있는 것이 엄마”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의 주인공은 공공연히 이야기하기 불편한 캐릭터라서 한국 정서로는 좀 불편하지만 외국에서는 더 열린 마음으로 봐주는 것 같다. 그래서 평가를 잘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2009년 국내 개봉한 ‘마더’(감독 봉준호)는 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아들을 구하는 지독한 모성애를 그렸다.

지난해 3월 미국에서 개봉했으며 보스턴평론가협회가 선정하는 ‘최고의 외국어영화’,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선정하는 ‘올해의 영화 베스트 10’에 뽑히기도 했다.

김씨는 그간 한국의 다양한 어머니상을 연기해왔다. 그는 “나와 연기를 떼어놓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연기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 같은 것”이라며 “보는 사람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순화시키는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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