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지하로…언제든 남한 타격 태세,핵무기만큼 위협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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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북한의 특수부대는 승부수다. 장사정포나 탄도탄·잠수정은 한국을 협박하고 피해 를 줄 수 있지만 최종 목표인 적화통일을 위해 집중 투자해 온 대규모 지상군 기계 화부대와 포병은 정밀 감시·유도 무기의 발달로 생존성이 떨어지고 있다. 경제난 으로 유지하기도 벅차다. 그래서 대규모 특수전 부대를 준비한다. 기차 위를 달리 는 등 특수한 훈련을 한다(사진). 김정일은 핵무기와 정규·특수 부대의 조합을 통한 승리를 구상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북한이 현재 전력을 최대 활 용, 휴전선을 기습 돌파해 서울 이북의 경기도 북부 지역을 점령한 뒤 핵카드로 정 전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수 부대의 역할을 보라.

한미연합사 해체 뒤인 2012~2015년 사이의 어느 해. 취약한 시기다. 사태는 ‘전쟁 조짐’으로 판단하기엔 애매하게 시작될 수 있다. D-1일=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돌연 북한 잠수정이 훈련을 벌인다. 한국군은 주의를 끈다. 그 사이 경량화 핵탄두를 장착한 정찰총국의 상어급 잠수함 3척이 남하한다. D-3일=북한은 ‘연례 기동 훈련’을 발표한다. 전방 장사정 야포부대와 820 기갑사단과 9기계화 사단이 움직였다. 한국군은 느슨한 데프콘-3호를 발령했다. 상어급이 ‘부산항과 울진 원자력발전소 앞 안착’ 연락을 했다.

D-day=훈련 중이던 북 장사정 야포들이 야간에 돌연 남쪽으로 포격을 시작했다. 2010년 연평 포격 때처럼 기습 공격이었다. 단거리·중거리 탄도탄이 전선과 주요 지휘소,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화학탄도 동원됐다. 황해도의 북한 4군단이 남하했다. 반잠수정에 탄 특수부대 상륙경보병여단 선발대가 김포 해병 2사단을 야간 기습 공격했다. 1차가 실패하자 2차, 3차 계속 보냈다. 임진강 상류와 금강산 수역의 북한 댐들이 일제히 방류를 시작, 하류의 한국군 5개 사단이 고립됐다. 북한 5군단의 보병·기계화 부대가 임진강 북부의 삭령-삼관 지역을 공격했다. 괌에서 출격한 B-2 스텔스 폭격기가 평양과 중장거리 탄도탄 기지를 폭격하고 한·미 연합 공군과 미7함대 함재기가 북한 공군을 거의 파괴했다.

D+18h=한국 육군이 북한군을 총력 저지하는 사이 5·1군단의 특수부대인 경보병 사단 병력이 땅굴을 타고 침투, 대성산-백운산-운악산 능선을 타고 전격 남하한다. 현리 지역의 한국군 수기사 주둔지가 공격받았다.
D+1일=공기부양정·반잠수정·잠수함·AN-2기가 총동원돼 수천 특수부대 병력이 서해로 침투한다. 인천·평택항과 오산 공군 기지가 공격받는다.
D+2일=북한군은 동두천을 점령했다. 경보병 여단은 현리의 수기사를 고립시켰다. AN-2기로 온 항공육전여단은 포천의 6군단 사령부를 공격했다. 이로써 동두천-포천-현리는 점령되고 철원 한국군 5군단은 고립된다.
D+3일=북한은 “울진 원자력발전소와 부산 앞에 핵무장 잠수함이 있다. 공격하면 폭파한다”고 선언한다. 휴전협상과 보상을 요구한다. 미국의 증원은 시작도 안 됐다.

이 참담한 시나리오의 끝은 아마도 ‘한국 백기’일 것이다. 그 전 과정에서 북한 특수부대는 최대 역할을 한다. 그만큼 북에선 가장 중요하고 남엔 가장 버거운 존재다.
전시에만 그러란 법도 없다. 천안함 사태 직후 대북 경계령이 최고였을 때 평택 2함대 소속 해군 장교는 이렇게 털어놨다.

“북한 잠수정이 평택 2함대 앞바다까지 뚫고 들어와 매복할 수 있다. 특수 부대 몇 명이 상륙해 정박 중인 우리 함선에 수류탄 몇 발씩 던지면 항구는 마비된다. 평택항 인근으로 잠입해 항구시설, LNG 기지, 화력 발전소를 공격하면 수도권도 마비된다”고 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그런 병력이 2006년 12만에서 2008만 18만, 2010년 20만으로 늘었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들은 훨씬 많은 25만~30만을 말한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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