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뇌졸중 환자, 마비된 팔다리 저리고 아프다면

중앙일보

입력

생활 속 재활의학

몇 년 전 고혈압이 있었으나 약을 먹지 않고 지내던 52세 강철남(가명)씨는 2개월 전 의식을 잃고 왼쪽 팔다리가 마비된 상태로 응급실에 방문하였다. 오른쪽 뇌 안에 출혈이 생겨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가까운 거리도 걸을 수 있고 팔도 옷을 입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그러나 수술 후 에도 마비된 팔다리가 참을 수 없이 저려서 잠도 못 자고, 다시 재발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뇌졸중(중풍) 후에 30-50%나 되는 환자가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어깨통증, 경직,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중추성 통증으로 나눌 수 있다. 마비된 어깨가 쳐지거나 힘줄의 파열, 어깨 관절이 굳어서 생기는 어깨 통증이 가장 흔하며 경직이 심해서 생기는 통증, 그리고 손과 어깨가 후끈거리고 부으며 만지기만 해도 통증이 오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이 있다. 특히 강철남씨가 얘기하는 통증은 뇌졸중 후 통증 가운데 가장 치료가 힘든 “중추성 통증”이다.

이것은 중추신경계(뇌, 척수)에 병이 생겨 팔다리나 얼굴, 몸통이 저리고 시리며 이상하게 화끈거리는 통증을 말한다. “중추성 통증”이란 명칭은 1906년 Dejerine 박사가 뇌의 시상부 뇌졸중 이후에 마비된 팔다리에 진통제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매우 심한 통증 환자를 가리켜 “시상 통증 증후군”이라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뇌졸중이 생긴지 첫 4개월에 20-30% 정도의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점차 줄어들지만, 중추성 통증은 1-2년까지도 지속되는 통증이다. 더불어 우울증과 불안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통증은 마비 쪽의 팔, 다리, 얼굴, 몸통에 생기며 “이상해요”, “화끈거려요”, “칼로 쑤시는 것 같아요”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특히 만지거나 누르면 아프다고 하는 “이질통증(정상적으로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극으로 인한 통증)”이 특징적이다.

복합부위통증중후군은 비슷한 증상으로 손과 어깨에 열감이 있고 붓고 아픈 것이 특징이고 마비상태에서 어깨를 무리하게 당기거나 잘못된 자세 및 운동으로 발생하는 어깨 근육 힘줄 손상도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손상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근골격계 초음파 검사나 골주사(bone scan)라는 핵의학 검사를 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어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뇌는 통증을 경험하면 그것을 기억한다. 오래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하면 심할수록 더욱 잘 기억해 낸다. 어릴 적 주사를 맞거나 발치할 때의 통증과 공포의 경험이 커서도 지속되는 까닭이다. 즉, 뇌졸중 후 통증, 특히 중추성 통증을 초기에 잘 치료 해야 한다. 중추성 통증은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첫째로 항경련제, 항우울제, 진통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한다. 이런 종류의 약은 효과도 중요하지만 졸림 증상이나 어지러움, 빈혈, 백혈구 감소증 등의 부작용을 잘 생각하여 약의 양을 잘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로 전기자극이나 마사지와 같은 열전기 치료와 적절한 운동치료가 실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자기장을 뇌에 자극하여 치료하는 반복 경두개 자기자극치료나 뇌 안에 전기자극기를 설치하여 뇌자극을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뇌졸중 후 중추성 통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경우 치료가 쉽지 않고 환자가 우울증에 걸리기도 쉬우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치료를 통하여 조절 및 치유할 수 있는 질환이다.

<대한재활의학회 제공>

도움말 주신 분들
: 유승돈(경희대학교 강동병원), 김덕용(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백남종(서울대학교 분당병원), 이삼규(전남대학교병원), 이양수(경북대학교병원), 편성범(고려대학교 안암병원)

* 가까운 재활의학과 진료병원에 관한 정보는 대한재활의학회 홈페이지 (http://www.kar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대한재활의학회의 생활 속 재활의학 칼럼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