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회관 건립 논란

중앙일보

입력

"호수공원 내에는 일체의 개발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
"최소한의 시민 휴식시설 및 문화공간 조성은 필요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호수공원내 문화회관(가칭)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시와 신도시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고양시는 오는 2001년까지 장항동 906 호수공원내 1천5백평 부지에 지상2층, 객석수 6백석 규모의 극장 기능을 겸한 문화회관 조성을 추진 중 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달 기본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설계 및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일산신도시 입주자협의회 등 주민들은 3일 성명서를 내고 "호수공원을 자연친화적인 공원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문화회관 뿐 아니라 어떤 건물도 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수천(蔡壽天.57)입주자대표협의회 총회장은 "호수공원에 다중이용시설이 들어서면 쓰레기와 공해물질 등으로 인해 환경 및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또 "토지공사가 신도시 건설 당시 호수공원 앞 마두동 816 일대 1만3천평을 회관 부지로 기부했다"며 이곳에 문화회관을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마두동 부지에 문화회관을 지을 경우 규모가 너무 커 1천여억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관계자는 또 "신도시 및 고양지역의 공연장 부족현상을 해소하고 호수공원에 최소한의 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입주자대표협의회는 지난 97년 9월 시가 호수공원의 유료화 및 유희시설 설치를 추진하자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궐기대회 및 서명운동 등을 열어 이를 저지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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