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부인 “다시 태어나면 남편과 결혼 안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다시 태어나면 남편과 결혼하지 않겠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 부인 노부코(伸子·사진) 여사가 12일 도쿄의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 초청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모노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노부코 여사는 “한번 살아봤는데, 똑같이 반복하면 재미없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싶다”고 이유를 말했다. 그의 답변이 이어지자 회견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간 총리의 사촌누나(일본에서는 법적으로 결혼 가능)인 노부코 여사는 평소 남편과 정치논쟁을 즐겨 ‘일본판 힐러리’ ‘가정 내 야당’ ‘총리의 전우’ 등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다. 간 총리는 정권운영 자체가 힘든 20%대 초반의 저조한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 기자단은 “총리가 야당과 언론의 비난을 받으면 어떻게 내조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노부코 여사는 “나는 남편을 격려하기보다는 계속 꾸짖는 편이다. 가끔은 내가 너무 하는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간 총리가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도록 해 의회에서 어려운 질문에 좀 더 수월하게 대답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하자 회견장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간 총리가 평소 “나는 의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당신(노부코 여사)과 다투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말께로 예상되는 개각과 당 지도부 인사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노부코 여사는 “남편은 위기관리엔 철저한 사람이다. 내게 말하면 비밀이 지켜지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중요한 일은 알려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으로 간 정권을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는 “정치란 것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기에 재미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