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이 좋아질 기업에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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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2010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13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현대차와 하이닉스·SK텔레콤(27일)이 실적을 공개한다. 28일에는 삼성전자와 LG화학·기아차 등 굵직한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전 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상장사의 실적이 지난해 3분기 정점을 찍고 4분기부터는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후 4분기의 순이익 전망치가 9.1% 하향 조정되는 등 이미 눈높이 낮추기가 진행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12개 주요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21조2759억원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영업이익(14조2552억원)보다 49.25% 늘었다. 순이익도 57.4%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한 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영업이익은 3분기(21조6092억원)에 비해 1.54% 줄고, 순이익도 3.4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산업재, 필수 소비재의 개선 폭이 클 전망이다. 산업재 업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65.74%, 순이익은 131.96% 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종도 영업이익(89.48%)과 순이익(105.44%)의 상승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실적 둔화가 감지됐던 만큼 시장의 분위기는 4분기 실적보다는 올 1분기 전망에 좌우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2분기 고점을 찍은 기업 실적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전 세계에 풀린 유동성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런 만큼 4분기가 바닥인지에 대한 판단이 증시 방향을 바꿀 것이란 분석이 많다. 4분기 저점을 찍고 올라선다는 확신이 퍼지면 상승세를 탄 주식 시장에 추가 동력이 되겠지만 올 1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조정을 위한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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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 7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예상치를 2000억원 정도 밑돌았음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은 게 대표적인 예다. SK증권 원종혁 연구원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놨지만 저점을 확인하면서 오히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셈”이라며 “정보기술(IT)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 주가는 추가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고공행진을 한 화학과 에너지업종은 실적 전망치를 웃도는 성과를 내는가가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종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인 만큼 전망치를 밑도는 성과가 나오더라도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박세원 연구원은 “이미 많이 오른 대형주는 4분기 어닝 쇼크를 거친 뒤 1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을, 중소형주는 4분기 실적이 호전된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전략이 좋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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