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니며 ‘주식 투자’ 공부 … 자투리 시간만 이용해도 충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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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이버대에 편입한 김재일씨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않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혼자 공부하는 것에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졸업하고 여건이 된다면 대학원 과정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삼성전기 연구원으로 일하는 김재일(36)씨는 지난해 3월 경희사이버대 자산관리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2004년부터 시작한 주식 투자에 대해 보다 깊이 공부해보고 싶어서였다. 처음 주식 투자 공부를 시작할 때엔 독학만으로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주식에 관해서는 워낙 다양한 책들이 시중에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한계를 느꼈다. 그는 “혼자 공부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투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자기계발 지원프로그램이 발표됐다. 사이버대 진학 시 등록금 절반을 지원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곧바로 주식과 관련된 사이버대 학과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경제 관련 학과는 많은데 나에게 딱 맞는 학과를 찾기가 쉽진 않았다”며 “마침 경희사이버대에 자산관리와 주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있어 등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직장일과 대학 생활을 병행해온 김씨는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고 밝혔다. 평소엔 하루 평균 1시간 정도 투자해 강의를 들었다. 점심시간 등 직장 내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래도 못다 들은 강의는 주말과 휴일에 몰아 들었다. 강의는 정해진 기간에 듣지 못하면 결석처리 된다. 보통 1주일 이내에는 반드시 들어야 한다. 3번 이상 결석하면 여지없이 F학점이다.

과제부담은 크지 않다. 과제 자체가 그리 많지도 않거니와 1~2시간만 별도로 투자하면 해결할 수 있다. 중간·기말고사도 온라인을 통해 시행된다. 그것도 주로 밤에 치러지고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험 전에는 반드시 오프라인 특강이 진행된다. 유일하게 학교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시간이다. 꼭 참가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은 없지만, 대부분 수강생들이 참석한다. 평소 온라인 강의에서 의문이 있던 점을 직접 물어 해결할 수 있어서다. 일반 강의에서 다루지 못한 구체적 사례나 깊이 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겨울방학인 요즘에도 꾸준히 온라인 강의가 이어진다. 일반 대학의 계절학기와 같다.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자기계발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직접 해보니 어렵지 않아요. 주말에 집중적으로 4시간 정도만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평소에도 여유가 생깁니다.”

김씨는 사이버대학 생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으로 ‘욕심’을 꼽았다. 과욕을 부리면 직장생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B학점 정도면 만족한다”며 “목표를 너무 높지 않게 잡으면 마음도 편해져 오히려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졸업 전에 펀드투자 상담사 자격증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졸업 후 직장 상황이 변수이긴 하지만 석사학위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여유가 된다면 경영전문대학원에도 진학할 계획이다.

“처음 사이버대를 찾을 때 강의의 질을 걱정했었죠. 그야말로 기우였습니다. 유명 강사들의 실용적인 강의는 오히려 일반 대학보다 좋은 것 같아요. 장학제도가 많아 비용도 크게 부담되지 않았구요. 사이버대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목표가 정해졌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세요.”

글=김지혁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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