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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멕시코 TV공장 가보니 2~3명이 조립·검사·포장까지 ‘생산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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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삼성전자 멕시코법인 TV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TV를 조립하고 있다. 이 공장은 두세 명이 한 조가 돼 조립·검사·포장을 모두 하는 셀(Cell) 방식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4일(현지시간) 오전 9시 멕시코 북부 국경 근처의 공단도시 티후아나.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국경을 넘어 30분쯤 버스를 타고 도착하자 파란색 바탕의 ‘SAMSUNG’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삼성전자가 ‘북미 TV시장 공략의 전초기지이자 5년 연속 북미 TV 판매량 1위를 이끌어내고 있는 곳’이라고 자랑하는 공장이다.

 27만7200㎡의 대지에 세워진 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축구장 3배 정도 크기의 공간에서 멕시코 근로자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30m 정도 되는 10개의 생산라인에는 10명 정도씩 배치됐다.

김석기 SAMEX(삼성전자 멕시코법인) 법인장은 “예전에는 120m 정도 되는 4개의 컨베이어벨트 주변에 수십 명이 길게 늘어서서 부분별 조립만 전담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조립을 단 두 명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셀(Cell)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두세 명이 한 조가 돼 부품 조립과 검사, 포장을 다 하는 시스템으로 SAMEX는 각 셀에 더 많은 인원을 배치하는 변형된 방식을 활용하고 있었다.

최지성 부회장은 “셀 방식으로의 변화는 전체 공급망 관리 가운데 제조 쪽 혁신에 해당한다”며 “2007년에 5000명에 달했던 멕시코 생산법인 인력이 지금 3000명까지 줄고, 물량은 연평균 50%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혁신이 우리 수익을 유지해 온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셀 방식은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도 유리하다. 예전에는 4개의 컨베이어벨트에서 4종류만을 생산했다면 현재는 10개의 셀에서 10종의 TV를 만들고 있다.

 각 셀에 위치한 근로자의 생산성은 시시각각 점검됐다. 셀 위에 걸려 있는 모니터에 근로자의 얼굴 사진과 생산성을 나타내는 숫자·그래픽이 변했다. 직원들의 손놀림은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불량품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현지인인 이람(Hiram) 상무는 “불량품이 나올 확률이 0%에 가까울 정도로 숙련된 정규 직원들”이라고 자부했다. 3000명 정도의 현지 직원 중 3년 이상 근무한 인력 60%, 5년 이상은 40% 정도라고 한다.

 SAMEX공장에서는 지난해 1060만 대의 TV를 생산했다. 생산능력은 연간 1500만 대 정도다. 제품 대부분은 북미 시장에서 팔렸다. 삼성은 이 공장 덕에 지난해 북미 TV시장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티후아나(멕시코)=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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