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무책임한 복지는 칼끝의 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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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안상수(사진)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국회가 선진화되지 않으면 선진 대한민국의 길은 요원하다”며 “정치 선진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신년연설에서 이렇게 말한 뒤 ▶국회 개헌특위 구성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지역별 석패율제 도입 ▶국회 선진화법안 신속 처리 등을 주장했다. 그는 “이른 시일 내에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지금은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기본권, 삼권분립 등 시대적 요청에 따른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대화의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감정을 완화하고 국민 화합을 이뤄낼 수 있도록 여야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지역 석패율제 등 국민화합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지역별로 따로 작성하자는 것이고, 석패율제는 총선에서 호남 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 또는 영남 지역에 출마한 야권 후보 중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시키는 제도다. 둘 다 ‘지역구도’ 타파를 목적으로 한 제도다.

 안 대표는 또 “야당의 반대로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국회 선진화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치열한 토론과 다수결의 원리가 존중되는 민주주의의 장으로 국회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대표는 민주당이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보편적 복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계산으로 ‘무책임한 복지’를 남발하는 것은 ‘칼끝에 묻은 꿀’을 핥는 것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다”며 “고소득층까지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 복지는 서민이 낸 세금으로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뒤 “진정한 서민복지는 경제성장이 복지를 견인하고, 거꾸로 복지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생산적이고 실현 가능한 복지’여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일자리를 하나 더 늘리는 게 최상의 복지라는 차원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문제에 대해선 “(정부에) 공공요금·기름값·대학등록금 등 서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품목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며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민심을 수렴해야 하는 당의 입장에서 국민여론이 국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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