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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낳고 싶다” 했던 50세 일본 여성의원 드디어 아들 낳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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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나는 낳고 싶다』는 책을 펴낼 정도로 출산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일본의 50대 여성 정치인이 다른 여성의 난자를 제공받아 체외수정을 시도한 끝에 6일 결국 엄마가 됐다.

 주인공은 소비자담당상·우정상을 지낸 노다 세이코(野田聖子·50·사진) 자민당 의원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이날 노다 의원이 도쿄(東京) 시내 한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남자 아기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2010년 8월 27일자 14면>

 출산 예정일보다 한 달 정도 빠르지만,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다 의원의 출산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그가 14차례나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도했고, 여덟 차례 임신과 유산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01년 결혼한 동료 의원과 5년 뒤 헤어지기도 했다.

 체외수정 경험 등을 담아 2004년 말 출간했던 『나는 낳고 싶다』는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에서 “내 난자에 문제가 있어 출산할 수 없다면 다른 여성의 난자를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듬해 『누가 미래를 빼앗는가, 저출산과 싸우다』를 펴내는 등 일본 사회에 저출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집념 어린 출산 시도가 개인적인 소망뿐만 아니라 국가적 재앙인 저출산에 대한 정치인의 신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격려를 받았다.

  노다 의원은 입양도 시도해 봤지만, 고령에다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입양을 거절당했다. 결국 그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29세 여성의 난자를 받아 사실혼 관계에 있는 7세 연하 배우자(음식점 경영)의 정자와 체외수정을 거친 끝에 지난해 6월 임신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평범한 꿈을 이루고 싶었다”며 “난자(정자) 제공, 대리모 등 다양한 방식의 임신·출산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관련법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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