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우지수, MS·인텔 등 4개사 내달부터 편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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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우지수도 디지털 시대로'' .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표인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DJII) 에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SBC커뮤니케이션.홈 데포 등 4개사를 다음달 1일부터 새로 편입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4개사는 모두 첨단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종목. 나스닥 상장종목이 우량주식 30개 종목으로 구성되는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에 편입되는 것은 다우지수 1백3년 역사상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대신 셰브론.굿이어 타이어.시어스 로벅.유니언 카바이드 등 제조.유통업체 4곳은 지수산정 종목에서 빼기로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다우지수가 헌옷을 집어던지고 ''뉴이코노미'' 라는 새 옷으로 갈아 입은 역사적 사건" 이라 평가하고 있다.

◇ 교체배경

무엇보다 30개 종목만을 대상으로 하는 다우지수가 첨단기술과 정보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인터넷 분야를 외면하는 상황에선 ''대표성'' 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미 증시 전체의 시가총액 가운데 다우가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11%. 최근의 미국 증시 활황은 인터넷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다우는 ''한물 간'' 구시대 기업들이 안방을 점령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에 MS.인텔 등을 편입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가총액이 4천7백억달러에 이르는 대표적 기술주인 MS와 세계 최대의 반도체칩 제조업체인 인텔은 이로써 기존 다우지수 편입종목인 IBM.휴렛패커드와 더불어 기술주 ''빅4'' 로 자리잡게 됐다. 한편 다우 출범 때부터 현재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제너럴 일렉트릭(GE) 한 곳 뿐.

◇ 파급효과

이번 발표 직후 새로 편입되는 ''뉴4'' 의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반면 퇴출되는 ''올드4'' 는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변동폭이 너무 커 투자위험이 큰 것으로 인식돼 왔던 첨단기술주가 이제 ''안전한 우량주'' 로 구분됐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향후 주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 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나스닥 시장도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이번에 편입된 4종목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MS 33%를 비롯해 평균 13%에 달한 반면 퇴출된 4종목은 1.5%에 불과하다. 시가총액도 ''뉴4'' 와 ''올드4'' 는 비교가 안된다.

스트롱 다우밸류 펀드의 펀드매니저 척 칼슨은 " ''뉴 다우'' 는 아마도 10, 700선에서 거래가 시작될 것(25일 10, 302) " 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주가 ''휘발성'' 이 강한 만큼 장의 출렁거림이 커질 공산이 크고 그만큼 시장 자체가 불안정해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메릴린치의 수석분석가 딕 와카베는 "다우가 1만선 밑으로 고꾸라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고 말했다.

◇ 국내영향

현대증권 권성철(權成哲) 전무는 "최근 33개월간의 다우와 한국증시와의 상관관계가 0.34인 반면 최근 1년간을 보면 0.94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며 "미 증시가 대표성을 확보해나감에 따라 다우지수와의 동조성이 더욱 커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윤세욱(尹世郁) 투자전략팀 차장은 "기술주 편입으로 다우의 출렁거림이 커지면 그만큼 부정적 요인도 있으므로 한국 증시에 무조건 좋다고는 볼 수 없다" 고 말했다.

◇ 다우지수란

1884년 찰스 다우와 에드워드 존스가 공동개발, 1896년 정식 도입한 지표. 당시엔 구성종목이 12개였다. 지금은 GM.AT&T.코카콜라 등 미국의 내로라 하는 대기업 30개로 구성됐다.

산정방식은 30개 종목의 주당 가격을 합산한 뒤 이를 30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다우지수 상수인 0.3459로 나눈다. 상수는 30개 종목에 변화가 있거나 주식분할이 이뤄질 때마다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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