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 예방하려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나타나기도

손발이 차게 느껴지는 수족냉증 원인 중 하나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서다. 혈액은 영양소와 산소뿐 아니라 열을 체내 구석구석 운반하기 때문에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손발이 차가워진다. 보통 수족냉증은 겨울에 잘 나타나는데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주요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혈액이 인체 중심부로 몰리기 때문에 신체 말단부인 손발 부위가 냉해지기 쉽다.

수족냉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한의사 김소형 원장은 “여성은 생리와 임신·출산 등으로 호르몬 변화가 잦아 자율신경계의 부조화와 혈액순환 장애가 남성보다 자주 발생한다”며 “체내 열의 일부가 근육에서 생성되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족냉증이 지속되면 피로가 심해지고, 요통이나 부종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정력이 약해지기도 하며 여성들은 냉대하나 생리통이 나타나고 생리가 불규칙해진다. 심한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레이노병이나 만성고혈압,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이 있는 경우에도 손발이 차게 느껴지므로 수족냉증이 있다면 적절한 검진을 받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온, 규칙적인 생활, 운동으로 예방

수족냉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찬 공기가 체내에 침입하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노출이 심한 옷은 냉기가 쉽게 침투하고, 스키니진처럼 몸을 조이는 옷은 혈액순환을 방해해 몸을 냉하게 한다. 따라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특히 체온을 보호하려면 두꺼운 옷 한 벌을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스커트를 입어야 한다면 얇은 스타킹보다는 보온 효과가 있는 레깅스를 입는 것이 낫다. 보온 효과를 더 높이려면 레깅스에 레그 워머와 힙 워머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수족냉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혈액순환 저하에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 등으로 혈행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육체적 피로, 과음, 과식 역시 혈액순환을 방해해 냉증을 유발하므로 스트레스와 피로는 그때그때 해소한다. 과음과 과식도 피한다. 날씨가 춥다고 움츠리면 냉증이 악화되므로 꾸준히 움직이도록 한다. 추운 날에는 실내에서 요가나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좋다. 족욕이나 반신욕은 인체를 두한족열(頭寒足熱) 상태로 만들어 혈행을 촉진하고 냉기를 없애주므로 수족냉증 개선에 효과적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강·마늘·쑥·계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강은 성질이 따뜻해 몸의 냉기를 없애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손발저림 이나 냉증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며, 감기로 으스스 춥고 열이 날 때 먹으면 몸의 냉기가 제거되고 피로가 사라진다. 마늘은 열성 식품으로 온몸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하고 혈관을 확장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동의보감』에도 ‘마늘은 종기를 제거하고 풍습을 없애주며 냉증을 다스린다.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며 설사와 전염병을 예방한다’고 나와 있다. 고추 역시 몸을 따뜻하게 한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인체 내 열 발생을 증가시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시킨다. 더불어 교감 신경계를 자극하고 에너지 소비를 높여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말린 쑥은 한약재로 사용한다. 강력한 살균 작용과 몸을 따뜻하게 하는 온열 효과가 있어 몸이 냉한 여성이나 생리불순·생리통·냉증 등의 치료에 많이 사용한다. 부추도 성질이 따뜻하다. 인체의 냉기를 몰아내고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고 저린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소화를 도와주는 효과도 있어 나이 든 어르신이나 허약 체질 어린이가 먹으면 기력을 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원기를 보해주는 한약재로 꼽히는 인삼도 몸이 차고 추위를 잘 타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인삼은 성질이 따뜻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몸의 냉기를 몰아내주며, 특히 원기 부족으로 감기가 끊이지 않는 사람에게 좋다. 계피는 몸의 냉기를 풀어준다. 따라서 허약체질로 추위를 잘 타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혈행을 좋게 해 손발이 냉하거나 저린 증상을 완화해주며, 소화기능을 도와주므로 평소 소화를 잘 못 시키는 사람이 먹어도 좋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