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 가입자 “5월만 기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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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올해 신규 분양 주택을 통해 내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는 자신의 청약통장에 따라 청약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미분양 주택이 적지 않아 굳이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내집을 마련할 기회는 있겠지만 그래도 인기 지역 아파트는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새 아파트 분양시장을 찾는 청약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2009년 4월 새로 만들어진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이 올해 5월 1순위 청약자격을 갖게 된다. 종합저축은 민영·공공주택, 중소형·중대형에 모두 청약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2009년 5월 583만여 명이 가입했다. 그만큼 1순위자가 크게 늘면서 청약경쟁률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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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 정연식 상무는 “주택 유형·크기에 상관 없이 어디든 신청할 수 있는 종합저축 가입자가 분양시장에 가세하면 이들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청약경쟁은 생각보다 더 치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저축 가입자들은 무주택 등 개별 조건에 따라 단지를 고를 수 있다. 무주택 세대주라면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을 노려볼 만하다. 특히 젊은 직장인은 조건만 맞다면 생애 최초 특별공급이 유리할 것 같다. 민영주택에 청약하려는 종합저축 가입자는 주택 규모에 맞는 예치금(서울 기준 전용 85㎡ 이하 300만원, 85~102㎡ 600만원 등)을 미리 넣어둬야 한다.

 종합저축 1순위자들이 쏟아지더라도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주눅들 필요는 없다. 같이 경쟁할 경우엔 유리하기 때문이다. 공공주택의 경우 청약저축 불입액 순으로 당첨자를 가리는데 기존 청약저축 가입자의 불입액이 더 많기 때문이다.

 민영주택도 기존 통장의 당첨확률이 높다. 주택형에 따라 전체 분양물량의 50~75%가 청약가점제에 따라 분양되는데 청약가점제의 점수를 좌우하는 주요 기준의 하나가 통장가입 기간이다. 이 기간은 2년 전 생긴 종합저축통장보다 기존 통장 가입자가 더 길다.

 기존 청약통장 가운데 청약저축 가입자는 보금자리주택을 두드릴 만하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다. 정부는 올해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낮출 방침이어서 보금자리주택의 매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금자리주택은 전매제한 기간이 7~10년으로 민영주택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직접 거주 목적으로 청약해야 한다.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나 수도권 민영주택 중소형(전용 85㎡ 이하)을 노려볼 만하다. 서울 도심 주택 공급 부족으로 도심에 편리한 기반시설을 갖춘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인기는 올해에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크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대형 주택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올해에도 중소형에 수요자가 몰릴 것 같다. 이 때문에 청약예금 가입자 중 큰 주택형의 통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작은 주택형으로 통장 변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주택형 크기를 줄여 통장을 바꾸면 경과기간 없이 바로 1순위 자격이 나온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기존 주택시장이 살아나면 분양시장도 북적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집값 상승을 통한 전매차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요 입장에서 청약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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