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미묘한 이때 … 장신썬 22일째 휴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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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가 미묘한 시점에서 장신썬(張<946B>森·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6일부터 한 달 열흘 예정으로 장기 휴가를 떠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외교 소식통은 “장 대사는 6일부터 22일째 중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으며 내년 1월 중순께에야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장 대사는 지난 16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개최된 ‘한·중·일 협력 사무국 설립 협정 서명식’에도 휴가 중임을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우리 외교부에 통보했었다”며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들이 ‘한국은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직접 참석하고, 일본도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대사가 참석하는데 주한 중국대사만 빠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자 서명식 전날 서울로 날아와 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귀국해 계속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장 대사는 베이징과 고향인 상하이를 오가며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대사들은 휴가 기간이 최소한 한 달 이상인 게 오랜 관행”이라며 “더욱이 장 대사는 지난 3월 부임한 이래 북한의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 큰 사건들을 처리하느라 짬을 못 내던 차에 이달 들어 상황이 조금 진정되자 휴가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는 “고(故)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이 생전에 ‘외국에 주재하는 대사는 1년에 무조건 두 달은 중국에 들어와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라 요즘 대사들도 한 달여 본국에 휴가를 다녀온다”며 “마오 주석의 취지는 외교관들이 (정신)교육도 받고 나라 돌아가는 상황도 파악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장 대사의 경우도 이런 관행을 따른 것”이라며 “최근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중 양국 사이 빚어진 갈등에 불만을 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장 대사의 장기 휴가에 따라 싱하이밍 부대사가 대사대리를 맡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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