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겨울철 안전하게 넘기기] 고혈압, 마른 체형이라고 방심했다간 큰코 다칩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국민고혈압사업단 정남식 부단장이 겨울철 고혈압 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민고혈압사업단 제공]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다. 실내외 온도차가 커져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시기다. 특히 뇌·심장질환 위험을 높이는 고혈압 환자라면 더욱 그렇다. 한파와 함께 이어지는 송년회의 알코올도 고혈압 환자를 노리는 ‘자객’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국민고혈압사업단 정남식 부단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이 고혈압 환자가 건강하게 송구영신할 수 있는 겨울철 고협압 관리법을 제안했다.

외출할 땐 반드시 모자·장갑·목도리 해야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따른 사망률은 겨울에 증가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추위에 따른 혈압 상승은 활동량이 적은 밤보다 많이 움직이는 낮에 많다. 또 노인과 마른 체형에서 자주 관찰된다. 고혈압 환자가 실내외 온도차에 의한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따뜻한 외투는 물론 모자·장갑·목도리를 챙겨야 한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날에는 실외운동은 삼가고, 실내운동으로 대신한다. 실외운동을 하려면 이른 아침보다 기온이 상승한 낮에 하는 게 혈압 상승을 피하는 방법이다.

금주 하면 혈압·심혈관질환 위험↓

하루 2잔 이하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알코올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혈소판 응집과 혈전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에게 이보다 많은 양의 술은 ‘독주’다. 하루 3잔 이상을 습관적으로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근경색증·뇌졸중·심부전·부정맥 등을 부추겨 결국 사망률이 증가한다.

 고혈압 환자라면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소량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보다 금주하는 게 상책이다. 술을 마시던 사람이 금주하면 수축기 혈압은 3~4㎜Hg, 확장기 혈압은 2㎜Hg 정도 떨어진다. 심혈관질환의 발생은 6% 낮아지고, 뇌졸중은 15% 줄어든다.

수면무호흡증, 고혈압약 효과 떨어뜨려

코골이는 비만하거나 목이 굵고 짧은 체형에게 많다. 여성은 중년까지 남성보다 코고는 빈도가 낮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비슷해진다.

 고혈압 환자가 코를 곤다면 단순히 소음을 일으키는 수면 습관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코골이 중 30%는 10초 이상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을 일으켜 피로·두통·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게다가 만성적인 산소 부족으로 심장과 폐에 부담을 줘 고혈압·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의 치료 효과가 적거나 없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중 남자 96%, 여자 65%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때문에 50세 이하 고혈압 환자 중 약물치료 효과가 작으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개선해야 한다.

 체중 감량에 따른 기도 확보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금주·금연·수면 자세 개선(엎드리거나 옆으로) 등도 코골이를 줄인다.

황운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