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은 게임 … 국민에 다시 혜택 돌아가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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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많은 사람이 적은 돈으로 즐기는, 대중적인 놀이다.”

 프랑스 복권사업을 대행하는 준공영기관인 프랑스게임협회(FDJ)의 크리스포트 디나(사진) 최고경영자(CEO)는 복권을 이렇게 정의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자격으로 게임에 참여하고, 게임비는 오롯이 다시 그들을 위한 사업에 쓰이는 게 복권의 특징”이란 거다. FDJ는 1984년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위탁받은 복권 관련 공기업이자 독점 사업자다. 정부 관계자 9명 등 18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되고, CEO는 대통령령에 따라 선임한다. 디나는 2000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한국에선 아직 복권에 ‘한탕주의’의 이미지가 강하다.

 “돈으로 게임하는 것 자체가 좋은 이미지를 주는 건 아니다. 그러나 복권은 카지노 등 도박에 비해 공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혜택이 국민에게 다시 귀속되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복권 수익금을 좋은 사업에만 사용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복권에도 철학이 있나.

 “복권을 사는 모든 사람은 당첨을 기대한다. 그 자체로 즐거움이다. 3만6000개 복권 판매망은 복권만 파는 게 아니다. 복권은 여러 다양한 상품 가운데 하나로 취급된다. 적은 돈으로, 많은 사람이 같은 자격으로 참여하는 대중적인 놀이다.”

  -1등 상금이 나오면 대개 얼마나 되는가. 한국에선 과소비 등으로 당첨 이후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7600만 유로(약 1145억원)의 1등 당첨자도 나왔다. 당첨자들에 대한 사후 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원할 경우 심리상담을 해 주고, 여행 프로그램도 짜 준다. ”

 -프랑스에선 올해 현금으로 하는 온라인 포커를 합법화했다. 중독성이 상당히 강한 게임인데, 합법화한 이유가 뭔가.

 “30개 정도의 도박 사이트가 합법화됐다. 상당히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많은 사람은 반대했다. 결국엔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도박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자는 취지에서였다.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전담하는 경찰 부서를 두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하려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서경호(핀란드·스웨덴)·김원배(미국·캐나다)·권호(프랑스·네덜란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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