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의약분업 시대를 앞두고 약국시장이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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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작되는 의약분업 시대를 앞두고 약국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가상(cyber)약국'' 이 등장하는가 하면 문전약국.골목약국.복합약국 등 생존을 위한 특화 경쟁이 치열하다. 또 이달말로 예정된 본격적인 미국식 드러그 스토어의 개설로 약국시장의 대대적 개편이 촉진될 전망이다.

사이버 약국

경기도 수원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鄭모(34)씨는 가상약국 개설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 개발에 한창이다.

의약분업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과대광고 금지 등 의약품 등에 관한 광고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약사의 가상약국 개설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사이버약국이 개설돼 있으나 ''지금까지는 ''인터넷을 통한 의약품 판매가 ''약국 외 장소에서의 판매행위'' 로 단속대상이 되는 바람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鄭씨가 준비중인 가상약국 홈페이지에는 단골을 위한 사용자 등록코너는 물론 상담코너와 내년 의약분업을 염두에 둔 처방전 등록 코너 등도 마련된다.

외국의 경우 가상약국과 대형 체인약국이 결합, 인터넷을 통해 주문한 약을 고객이 편리한 지역 체인점에서 배달받는 가상-실공간 복합거래 형태까지 개발돼 있어 내년부터 한국에서도 사이버약국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재래약국의 특화

약사전문 인터넷 사이트 대한약사통신은 내년 말까지 5천여곳의 약국이 주사제 등 처방전 조제를 수용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인접한 문전약국.클리닉약국 형태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국들이 소화해낼 수 있는 처방전은 전체의 70% 정도. 반면 현재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단골고객을 상대로 취급품목을 다양화하고 처방전이 불필요한 일반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골목약국, 한약전문약국 등 전문약국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주택가 약국주인 朴모(52)씨는 "병.의원 인접 약국 자리값이 비싸져 위치를 옮기는 대신 단골들을 위해 매장을 개조, 휴게공간을 넓히고 한쪽에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 진열대 등을 꾸미는 중" 이라고 말했다.

드러그 스토어

제일제당은 이달 중 서울 강남에 1백평 규모의 드러그 스토어 ''올리브 영'' 1호점을 개설한다.

생활용품 매장에 전문약사가 약국을 개설, 처방을 기다리는 10~15분간 고객의 ''원스톱 쇼핑'' 을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제일제당은 점차 도심형 / 주택가형 / 학교앞형 드러그 스토어를 개발, 약국 및 잡화 매장비율을 다양화할 계획.

현재 ''라이트 에이드(Rite Aid)'' 등 미국 드러그 스토어 체인점은 대형화를 거듭, 슈퍼마켓과 약국의 결합은 물론 자체상표 저가형 의약품 개발에까지 진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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