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적생들, 한풀이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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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희망 박석진, 삼성의 신데렐라 김종훈, 삼성 마운드의 기둥 노장진.김상진, 양팀의 든든한 안방지기 최기문(롯데), 진갑용(삼성), 삼성 타선의 맏형 김기태와 소방수 임창용까지.

'가을의 전설' 을 만들어가는 이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유니폼을 바꿔 입는 설움을 겪었다는 것. 99년 포스트시즌이 이적생들의 '한풀이 마당' 이 되고 있다.

벼랑 끝에서 롯데를 구출한 일등공신 박석진은 지난 97년 이동수(현 쌍방울)와 함께 삼성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95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고작 7승에 그쳤으나 올해 11승을 올렸고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2승1패를 기록했다.

친정팀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당시 롯데에서 박동희와 함께 삼성으로 온 김종훈도 똑같이 친정팀 롯데를 울리고 있다.

김은 4차전에서 원맨쇼를 펼쳤고 6차전까지 0.471의 최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박석진과 김종훈이 나란히 친정팀을 울리고 있다면 두 팀의 안방마님 최기문과 진갑용은 나란히 두산을 떠나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케이스다.

지난해말 차명주와 트레이드된 최기문은 아마대표 시절의 경험을 살려 2년 연속 꼴찌 롯데를 가을의 잔치까지 인도한 숨은 주인공이다.

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선발포수로 출장, 안정된 투수리드와 도루저지 능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31일 삼성이 현금 4억원과 선발급 투수 이상훈을 두산에 내주고 데려온 진갑용도 4차전에서 노장진의 폭투성 투구를 다섯차례 이상 블로킹하는 등 삼성의 고질적인 약점이던 안방을 튼튼하게 만들었다.

삼성은 이밖에도 마운드의 원투스트레이트로 불리는 노장진(한화 최익성과 맞트레이드).김상진(현금 6억5천만원에 두산에서 트레이드)이 둘 다 올해 가세한 이적생이고 타선의 맏형 김기태와 마무리 임창용도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끌어들인 '청부업자'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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