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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SNS 댓글만 달아도 ‘기부 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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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마음을 나누는 연말 기부는 매년 보는 풍경이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른 양상의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은 “언제 어디서든 더 쉽고 편리하게 기부를 할 수 있는 참여형 기부 상품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지 오블리주(Easy Oblige)’가 기부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의 등장, 그리고 소액 기부의 즐거움에 눈을 뜬 젊은 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기업들도 단순히 돈을 모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업태의 특징을 살린 이색 기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SNS·스마트폰 기부=G마켓은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기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고객이 해당 게시판에 SNS 계정 등록 후 후원 댓글을 남기면 댓글 1개당 G마켓이 100원씩 후원금을 적립해 기부한다. 또 G마켓 홈페이지의 100원 동전 아이콘을 클릭하면 클릭당 100원의 후원금이 자동 적립된 ‘100원의 기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중증 화상 어린이 치료비 지원 캠페인에만 169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으며, 이달엔 아동복지시설 후원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예스24는 고객들이 자사 SNS로 보내주는 응원 메시지 1건당 240원씩 후원금을 적립해 저소득층 어린이를 지원한다. CJ제일제당은 나눔계정 트위터를 개설하고, 팔로어 숫자만큼 공부방에 햇반을 전달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싸이월드에 생긴 포인트기부 사이트 ‘쉐어 더 하트’에선 OK캐쉬백과 SK텔레콤의 레인보우포인트, 하나SK카드의 하나포인트, 싸이월드 도토리를 기부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기부도 확산되고 있다. 구세군은 안드로이드용 ‘자선냄비 구세군 앱’을 개발했다.

 ◆‘재능 기부’ 확산=현대홈쇼핑은 비정부기구 단체들이 불우이웃 돕기 방송을 할 수 있게 매년 4회 방송시간을 내주고 있다. 방송 제작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력도 지원한다. 20일 방송하는 프로그램 ‘희망 스케치북’에서는 굿네이버스가 만든 은목걸이를 고객이 직접 구입해 성금을 모을 수 있도록 진행한다. 현대홈쇼핑은 목걸이를 만드는 데 드는 제작비용 4000만원도 부담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3일까지 아동 매장에서 고객으로부터 필요 없는 중고 장난감을 기부받아 인근 보육원에 전달한다. 참여 고객에겐 에코백을 준다.

 GS샵은 기부를 위한 상품인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키트’를 판매 중인데, 올해에만 3만여 세트가 팔렸다. 1만2000원짜리 이 키트에는 털모자 2개를 짤 수 있는 재료가 들어 있다. 고객이 직접 모자를 뜬 뒤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로 보내면 저체온증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신생아들을 도울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 ‘키엘’은 현대미술의 거장 제프 쿤스의 작품 ‘튤립’을 그려 넣은 12월 한정판 보디로션 ‘크렘 드 꼬르’를 내놨다. 판매 수익금 일부를 국제미아보호센터에 기부한다. 키엘 이선주 이사는 “아티스트는 재능을 기부하고, 소비자는 착한 소비를 하고, 기업은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사회공헌 모델”이라고 말했다.

 ◆‘착한 달력’도 인기=글로벌 주방용품 제조회사 월드키친은 그릇 브랜드 코렐, 파이렉스 등을 3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2011년 책상용 캘린더를 증정한다. 월드키친이 연말 기부활동의 일환으로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것으로, 소비자들은 코렐 등 제품을 구매만 해도 동시에 기부에 참여하는 셈이 된다.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은 ‘2011년 밸류 캘린더’를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모두 이 업체가 운영하는 국제아동구호단체 ‘칠드런 온 디 엣지’에 기부된다. 배용준의 기획사 키이스트의 소속 배우들과 유엔환경기획(UENP) 한국위원회가 만든 ‘2011년 키이스트 에코 캘린더’는 국내는 물론 해외 한류 팬들에게까지 인기다. 판매 수익금은 UNEP 한국위원회의 ‘지구환경프로그램’에 기부될 예정이다.

최지영·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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