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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사람을 뭘로(?)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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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분위기 있는 음식점에서 친구와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식사 뒤 김 아무개가 계산을 하려고 식당 계산대에서 주문서를 내밀었다. 계산대의 종업원 왈, “손님, 현금이나 신용카드 중 뭘로 결제하시겠어요?”

 또 하나. 길거리나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 처음에는 점잖은 말로 대화하다 서로 간에 상스러운 말들이 오고 간다. 점점 격해지다가 결정적인 무시를 당한 듯한 느낌을 받은 쪽에서 터져 나오는 말. “아니, 이 양반이 도대체 사람을 뭘로 보고!”

 두 예문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뭘로’를 살펴보자. 우선 ‘뭘’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무엇을’이 줄어든 말이라고 나온다. “저녁으로 뭘 좀 먹긴 먹어야 할 텐데”처럼 쓰인다. 그래서 ‘뭘로’로 쓰면 틀리게 된다. ‘무엇을로’가 되기 때문이다.

 ‘뭘로’는 ‘뭐로’로 고쳐야 예문의 뜻이 통한다. ‘뭐로’라고 해야 ‘무엇으로’라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뭐’는 ‘무엇’ 또는 ‘무어’의 준말이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뭐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다”처럼 사용된다.

 입말투에서는 ‘뭐로’보다 ‘뭘로’가 발음하기 쉽다. 하지만 글로 쓸 때는 ‘뭘로’가 아니라 ‘뭐로’로 적어야 바르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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