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 질식 수비에 LG 질식 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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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질식 수비’에 LG는 숨을 쉬지 못했다.

 동부가 1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에서 LG를 77-7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 팀 모두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동부는 4연승으로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켰다.

 3연승으로 기세가 오른 팀 간의 대결이라고 하기엔 싱거웠다. 승부는 전반에 일찌감치 결정됐다. LG가 동부 수비에 막혀 전반 24득점에 그쳤다. 동부는 김주성(31·2m5㎝)과 로드 벤슨(26·2m7㎝), 윤호영(26·1m97㎝)의 ‘트리플 타워’가 무시무시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동부의 ‘빅맨 삼각편대’는 세 명 모두 수비를 잘 한다. 벤슨이 골 밑에 서고, 그를 중심으로 김주성과 윤호영이 삼각형 모양으로 서자 LG는 동부 골대를 넘보지 못했다. 벤슨이 골 밑을 지키는 상태에서 LG 선수가 골 밑을 공략하면 김주성이 빠르게 도움 수비를 하러 달려가 슈팅을 쳐냈다. LG 패스가 외곽으로 빠지면 윤호영이 뛰쳐나갔다. 팔이 긴 윤호영이 앞을 막아서면 LG 선수들은 쉽게 외곽슛을 던지지 못했다.

 동부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68.5실점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실점이 가장 적다. 동부는 12일 SK전에서 유일하게 80점대 실점(88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18경기에서는 실점이 79점 이하였다.

 동부 트리플 타워가 펼치는 수비의 유일한 약점은 코너와 45도 부근에서 상대 외곽슛이 터지면 속수무책이 된다는 것이다. 이날 동부는 4쿼터 후반 LG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잠시 추격을 허용하긴 했다. 히지만 단단히 대비를 하고 나선 효과를 봤다. 1쿼터 초반부터 김주성이 LG 슈터 조상현을 수비했고, 윤호영은 문태영을 막았다. 조상현은 6점에 그쳤고, 문태영은 23점을 기록했다. LG는 동부의 수비에 막혀 문태영의 일대일 공격에 크게 의존했다.

 동부가 강한 이유는 또 있다. 김주성과 윤호영, 벤슨 모두 스피드가 좋다. 동부가 스틸에 성공하는 순간 동부 빅맨들은 반대편 골대로 쏜살같이 달렸다. 속공의 마무리는 늘 트리플 타워 중 하나였다. LG의 빅맨들은 이들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동부는 속공에서 6-2로 LG를 압도했다. 김주성(16득점·5리바운드)·윤호영(10득점·5리바운드)·벤슨(21득점·7리바운드)은 47점을 합작했다.

 인천에서는 전자랜드가 삼성을 89-83으로 이기고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이은경 기자

◆프로농구 전적(15일)

창원 ▶ LG(9승10패) 70-77 동부(14승5패)
인천 ▶ 전자랜드(14승5패) 89-83 삼성(12승7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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