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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도 ‘살균 가전’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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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예전엔 ‘살균 가전’ 하면 여름철 제품이었다. 찬바람이 불면 살균가전은 창고 속으로 들어가고 난방보조기구가 등장했다. 그러나 단열재가 발달하면서 실내온도는 점점 올라가고, 카펫을 사용하는 가정까지 늘면서 세균이 번식할 여건이 겨울철에도 좋아졌다. 게다가 올해는 수퍼박테리아 감염 환자가 국내 처음 발생했다는 소식이 지난 9일 전해지면서 살균가전을 찾는 이가 더욱 늘었다.

겨울철에도 ‘살균가전’이 쏠쏠하게 팔린다. 위쪽부터 한경희생활과학의 워터살균기 ‘클리즈’, 창문을 닫고 사용해도 매캐한 냄새가 나지않는 다이슨 청소기, 가습기에 공기정화 기능을 합친 위니아만도의 에어워셔. [각 회사 제공]

 ◆깨끗한 물=수퍼박테리아 덕을 크게 본 업체 중 한 곳은 한경희생활과학이다. 환자 발생 보고 후 고객센터에 하루 평균 10통 걸려오던 문의 전화가 50여 통으로 늘었다. 발생 보고가 있기 한 달 전 워터살균기 ‘클리즈’가 수퍼박테리아를 거의 없애준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까닭이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실험 의뢰한 결과다. 미세한 전기분해 장치를 장착해 일반 수돗물을 전기분해하면서 산소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김명진 마케팅팀장은 “클리즈의 수퍼바이러스 살균 효과가 드러나면서 제품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리즈는 지난해 출시 후 신종 플루의 영향으로 10만 대가량 팔린 히트 제품이다. 이번 실험 결과 수퍼박테리아가 5분 만에 99% 이상 박멸됐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계열 현대위가드가 선보인 정수기는 저수통부터 물이 나오는 부분까지 100% 통스테인레스로 제작됐다. 기존 플라스틱 저수조형 정수기에 비해 물때가 잘 끼지 않아 더 위생적이고 깨끗한 물맛을 유지한다고 한다. 웅진코웨이에서 출시한 초소형 연수기(모델명 BB09-A)는 ‘한방 플러스(PLUS) 필터’를 도입해 수돗물에 들어 있는 잔류 염소나 쇳가루 등을 제거해 준다.

 ◆티 없는 공기=물의 흡착력을 이용해 공기 속 먼지나 세균을 제거하고 습도까지 조절해 주는 ‘에어워셔’가 인기다.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에만 총 1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위니아만도의 ‘위니아 에어워셔’는 필터 역할을 하는 물이 공기 중 세균과 미세먼지·유해물질을 씻어낼 뿐 아니라 플라스마 이온을 발생시켜 신종 플루 바이러스까지 없앤다. 자칫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는 필터 대신 물을 필터로 활용하기 때문에 더 위생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복합전자식 가습기 역시 살균 기술을 강화했다. 이 제품에는 공중 부유균과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청정 시스템 ‘S-플라스마 이온’이 장착돼 산소 이온을 발생시킨다. 또 가습기 물통 안에 살균 필터인 ‘워터 이오나이저’를 장착해 물의 오염을 막는다.

 영국 청소기 브랜드인 다이슨은 청소할 때 매캐한 냄새를 내지 않는다. 미세 먼지를 재방출하지 않는 특수 장치를 단 때문이다. 먼지봉투 대신 물 세척이 가능한 투명 먼지통과 워셔블 헤파필터를 장착해 추운 날씨에 창문을 열지 않고도 쾌적하게 청소할 수 있다. 다이슨 마케팅팀의 안현옥 브랜드매니저는 “보통 실내공기보다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15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깨끗한 공기를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창문을 열지 않아도 돼 온도 변화에 민감한 어린 자녀나 노부모 가정에서 적합하다”고 한다.

 인천 소재 중소업체 실버렉스는 순도 99.9%의 은 필터를 장착한 ‘Ag 케어’ 가습기를 내놨다. 이 필터는 은의 표면적을 6000배 확대해 은의 살균 효과를 최대한 활용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시험 결과 수퍼박테리아를 포함해 폐렴균·황색포도상구균 등을 24시간 안에 살균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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