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진아(27·여)씨는 요즘 아침마다 몸을 흔들어대는 진동과 음악 소리에 눈을 뜬다. 서울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하는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난달 초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4와 연결해 쓸 수 있는 베드 셰이커(침대 흔들이) ‘바이브 플러스 iMM178’을 장만하면서 편해졌다. 김씨는 “가족이 흔들어 깨워주는 듯하고 음악까지 나와 투박한 자명종 소리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손안의 PC’ 스마트폰 국내 가입자가 500만 명을 넘어서자 이 첨단기기를 좀 더 요긴하게 활용하도록 도와주는 주변기기가 큰 시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이들 태블릿PC 관련 보조제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변기기도 ‘스마트’=필립스전자는 아이폰을 끼워서 오디오처럼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도킹 오디오’(8종)를 선보였다. 별도 거치대 없이 아이폰에 담긴 음악을 큰 스피커로 감상할 수 있다. 충전도 된다. 일부 모델은 시계·알람·라디오 기능을 갖춰 침대 옆에 놓고 활용하기 좋다. 이 회사의 이윤창 차장은 “해외에서는 아이폰 사용자 중 도킹 오디오를 쓰는 경우가 25%를 넘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변기기 업체인 아이러브는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에서도 쓸 수 있는 ‘도킹 오디오 시스템 iMM747’을 국내 출시했다.
PC나 노트북 외에 집이나 사무실에서 스마트폰·태블릿PC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인터넷 무선공유기 시장도 커진다. 집 안에 들어온 통신회사의 초고속인터넷망에 무선공유기를 연결하면 여러 대의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웹 서핑을 즐길 수 있다. EFM네트웍스·버팔로·네오위키 등 국내외 유·무선 공유기 업계의 월평균 판매량은 지난해 3만 대에서 올 들어 5만 대 이상으로 늘었다.
자전거에 스마트폰을 장착해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는 보조기구도 있다. 국내 자전거 부품업체인 바이크메이트의 ‘바이크메이트’는 자전거용 스마트폰 거치대다. 두 손잡이 가운데에 스마트폰을 달아 통화나 음악 감상은 물론, 다양한 자전거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30여조원 액세서리 시장=스마트폰·태블릿PC의 대중화로 케이스·거치대 같은 액세서리 시장이 급성장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30조원 규모였던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5년 뒤 두 배가 될 전망이다. 미 벨킨은 노트북 받침대·마우스 등 디지털 주변기기를 만들다 아이폰 등장에 맞춰 아이폰 케이스 등 특화 제품에 집중해 재미를 봤다. 한국벨킨의 김대원 지사장은 “연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스마트폰 액세서리의 선두권 업체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요즘엔 ‘그립 360°’ 등 아이패드용 액세서리를 내놔 호응을 얻었다. 그립360°는 아이패드 뒷면에 부착해 한 손으로 아이패드를 360도 돌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애니모드가 삼성전자의 공식 파트너로 갤럭시탭용 거치대 등 액세서리를 출시하고 있다.
문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