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체 '그룹化'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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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신화를 주도하는 인터넷 업체들이 기업 인수.합병이나 지분 투자를 통해 10개 안팎의 자회사를 거느리는 그룹(일명 인터넷 패밀리) 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종합기술금융(KTB) .한글과컴퓨터.인터파크.드림위즈.골드뱅크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벤처캐피털.벤처기업들은 소규모 인터넷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사이버 쇼핑몰 회사를 신설, 10여개의 자회사 및 관계회사를 관리하는 그룹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인터넷 업체인 골드뱅크는 올들어 GB캐피탈.골드투어 등 5개사를 신설하고, 디지토.골드상호신용금고 등 6개사를 인수해 자회사만 해도 11개에 이른다.

여기다 닉스.아담소프트 등 6개사에 대한 지분 참여로 모두 18개 업체가 모회사인 골드뱅크 주위에 모였다.

최근 미래와사람에 인수된 벤처기업 투자회사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은 올들어 지오인터랙티브.씨큐어소프트.오토마트 등 10여개사에 지분 참여를 한 데 이어 내년까지 50여개의 벤처기업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KTB는 지주회사 기획조정실 개념의 회사인 오호라컴을 신설해 그룹체제의 경영을 실시하고, 자회사들이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모회사 미래와사람 사옥에 집단 입주하도록 했다.

또 KTB 내 문화실을 만들어 자회사들의 홍보업무를 대신해주고, 수시로 각사 사장단 회의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매각 위기까지 갖다가 올들어 연매출 3백억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한글과컴퓨터도 최근 인터넷 업체인 하늘사랑을 인수해 기존 네띠앙.한소프트네트.제이소프트.한컴교육나라 등을 포함해 모두 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전하진(田夏鎭.41) 사장은 "한컴이 고속도로, 네띠앙은 도시, 하늘사랑은 공항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등 각사가 전문성을 살리면서 공조를 해 고객이 원하는 사이버 세상을 만든다" 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기술투자와 메타랜드, 인터파크, 드림위즈 등도 전략적 제휴와 지분 참여를 통해 관계회사를 급속히 늘리고 있다.

한국기술투자가 나눔기술.서버테크.피코소프트 등 5개사에 투자했고, 드림위즈는 아이패스.하이브나라.픽쳐윅스 등 3개사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 메타랜드와 인터파크는 자사의 인터넷 쇼핑몰에 입주한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홍보 및 마케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는 코스닥을 통한 유상증자로 풍부한 재원을 확보한 인터넷 업체들이 관련 분야 진출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벤처투자 붐을 타고 끌어 모은 자금을 문어발식 확장과 투기성 펀드로 활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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