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후계자에 흐라픈손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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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영국에서 체포되자 그를 대신할 인물로 크리스틴 흐라픈손(사진) 위키리크스 대변인이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흐라픈손은 아이슬란드 국영방송 RUV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출신으로 지난 4월부터 위키리크스에서 일하고 있다. 어산지가 공개 활동이 어려워진 뒤 대변인을 맡았다.

 포브스는 “흐라픈손이 위키리크스를 이끌 거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조직 내에서 그가 유일하게 대중에 공개돼 있고 조직 자체도 (그의 모국인) 아이슬란드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며 흐라픈손을 어산지의 후계자로 예상했다. 실제로 흐라픈손은 지난달 “위키리크스가 아이슬란드에 법인 등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선 “설립자보다는 위키리크스, 위키리크스보다는 폭로 내용에 관심이 모이길 바란다. 위키리크스는 (어산지) 한 사람의 조직이 아니다. (그가 없더라도) 우리는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흐라픈손은 어산지보다 말수가 적고 언론의 주목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8월 위키리크스가 아이슬란드 최대 은행인 카우프싱뱅크의 비리 관련 자료를 폭로하자 위키리크스의 행동에 감탄하고 어산지와 교류를 시작했다. 4월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된 미군의 아파치 헬기 총격 피해 주민을 인터뷰했지만 3개월 뒤 RUV에서 해고됐다.

포브스는 “그가 위키리크스와의 관계 때문에 해고됐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보도와 관련해 상사와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RUV 내부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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