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국 브루나이 방탕한 왕족이 경제 거덜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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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왕국으로 불렸던 브루나이 경제가 휘청대고 있다. 왕족들의 방탕함 때문이다.

특히 하사날 볼키아(52)
국왕의 막내동생 제프리 볼키아가 문제 덩어리다.그는 지난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아메데오의 투자 실패로 1백67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아메데오는 브루나이 최대 업체로 석유에서 관광까지 브루나이 산업 전부를 관장하다시피 하는 기업.아메데오가 파산하면 현금 부자 브루나이 경제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세금 한푼 안내고 의료비와 교육비를 1백% 면제받았던 30만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지도 모른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예산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지만 주름살은 쉽사리 펴지지 않았다.결국 볼키아 국왕은 동생 제프리를 다그쳤고,제프리는 5억달러짜리 대형 요트와 호텔,6억달러어치의 예술품 등을 팔기로 했다.그러나 그에게는 아직도 17대의 비행기와 2천대의 차가 있다.

국민들이 정작 걱정하는 것은 브루나이의 미래다.국가 수입의 40%를 차지하는 석유가 앞으로 20년 후면 고갈될 전망인데다,당뇨와 근시에 시달리는 알무타디 빌라 왕세자(25)
가 왕위 계승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 기회에 브루나이도 현대적인 경영과 회계 기준을 가진 국가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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