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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서 시체 인양하던 구조대 2명 순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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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장복수 소방장(左), 권용각 소방교(右)

한강에 뜬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출동한 구조용 보트가 뒤집혀 구조대원 장복수(42) 소방장과 권용각(39) 소방교가 순직하는 사고가 3일 오전 발생했다.

서울소방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40분 서울 잠실대교 남단에서 변사체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서울광진소방서 수난구조대 6명이 1.98t급 구조용 보트를 타고 출동했다. 이들은 시신을 건진 뒤 한강경찰대에 인계하고 배를 돌리는 과정에서 암초 에 부딪혔다.

한 대원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간 사이 거친 물살과 바람에 의해 보트가 뒤집혔다. 사고 당시 숨진 두 대원은 선실 안에 있었다. 조타수였던 권 소방교는 끝까지 키를 놓지 않고 배를 지키다 선실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수난구조대 부대장인 장 소방장은 선실에선 탈출했지만 거센 물살 때문에 수면 위로 나오기 전에 의식을 잃은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선실 밖에 있던 3명의 대원은 자력으로 헤엄쳐 화를 면했다.

  소방당국은 건국대병원에 두 대원의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장례를 광진소방서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광진소방서 구조대원들은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며 슬퍼했다. 5년간 원양어선을 탄 경력이 있는 권 소방교는 수난구조대가 생기면서 소방에 입문했고 10년 이상 이곳에서 일했다. 2년 동안 함께 일했던 고정호 소방경은 “항상 묵묵히 일하는 친구였다. 한강 바닥 지형을 속속들이 아는 베테랑 항해사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 소방장도 1995년부터 근무한 특전사 출신의 구조대원이다. 7, 9세 두 딸을 항상 자랑하던 가장이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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