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나] 청년 취업 프로젝트 의뢰인 대기업 재무담당 꿈꾸는 가톨릭대 수학과 이승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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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이승우(27)씨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봤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집안 사정이 어려웠던 고등학교 시절, 돈을 벌어 쓴다는 것이 가정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며 “그때부터 돈을 적재적소에 쓰는 재무 담당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에는 수학과 회계학을 복수로 전공하며 숫자 감각을 쌓았다. 금융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미국공인회계사(AICPA), 국제재무분석사(CFA·1레벨), 금융자산관리사(FP) 등 자격증을 땄다”며 “재무 담당 신입사원으로 일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재무 감각을 다졌다. 그는 “영수증을 모아 1주일 단위로 가계부를 작성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생활비는 예·적금, 펀드 등에 분산 투자했다”며 “주식에도 꾸준히 투자하면서 돈을 다루는 감각을 익혔다”고 말했다. “‘돈의 소중함’을 아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되겠다”고 말한 그에게 자문단은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서류 집중 분석

재무 분야 지원자로서 흠잡을 데 없을 만한 스펙(학점·자격증 등 취업 기본 요건)을 갖췄다. 전공(수학·회계학)이 희망 직무와 연관성이 있고, 금융권에서 인턴 경력(은행)도 쌓았다. 최영미 한국HP 인사담당 상무는 “다양한 금융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이 두드러지는 경쟁력”이라며 “일관되게 한 분야를 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문단은 이씨가 자기소개서 항목마다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문제-본인의 행동-결과-배운 점’ 등 써야 할 내용을 빠짐없이 적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예를 들어 ‘사회생활에 필요한 리더십·협동심을 배우기 위해 ▶서울의 한 서바이벌장에서 수련회 교관으로 일했고(상황) ▶처음엔 강압적으로 지도해 팀원들이 잘 따르지 않았으나(문제) ▶팀원들과 상담 시간을 갖고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지도했고(본인의 행동) ▶수련회를 마치고 가장 기억에 남는 팀으로 선정됐으며(결과) ▶팀원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교훈)’고 적은 식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인사담당 상무는 “다소 일반적이긴 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상황을 잘 설명했다”며 “서바이벌 교관처럼 다소 독특한 경험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채점관이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금융 관련 자격증을 자기소개서에서 100% 활용하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다. 단순 나열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왜 자격증을 땄고, 일을 할 때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씨는 자기소개서 지원 동기란에 ‘재무·회계업무를 맡고 싶다. AICPA 자격증을 따기 위해 회계 지식을, CFA 자격증을 따기 위해 재무 지식을 쌓았다. 이를 활용해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부서가 재무 부서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렇게만 쓰면 원인과 결과를 잘 연결할 수 없다. 재무 부서에서 일하기 위해 자격증을 딴 것이지, 자격증을 땄기 때문에 재무 부서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왜 이 회사의 재무 부서에 지원했는지 좀 더 타당한 이유를 댈 수 있어야 한다. 서 상무는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하며 쉽지 않은 자격증을 따게 된 과정에 대해선 잘 설명했다”며 “왜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 항목에서 두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이씨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경험과 그 이유에 대해 기술하라’는 항목에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과 캐나다 배낭여행 경험을 적었다. 하지만 여행 경험은 빼는 것이 낫다. 서 상무는 “ ‘낯선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한국 음식을 나눠 먹고, 스스럼없이 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내용은 인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사소한 경험”이라며 “글자 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한 가지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재무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맡을지 좀 더 구체적으로 적는다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최 상무는 “재무 분야는 자금조달·재무제표 작성 등 업무가 세분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입사하고 싶은 회사 재무 부서의 업무 분담까지 사전에 파악하고 지원하면 채점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면접 집중 분석

Q 토익 점수(760점)가 낮은 편인데.

A 토익 점수가 영어 실력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회사에서 750점을 입사 지원 가능 점수로 두더라. 750점을 넘겼을 때 공부를 그만뒀다.

#조언 토익 점수는 영어 실력이라기보다 성실성의 문제다. 이씨가 토익 점수를 신뢰하는지 안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주변에서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좀 더 높은 점수를 따둬서 나쁠 건 없다. ‘나는 토익 점수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보다 ‘토익 점수는 760점이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답하는 것은 어떨까.

Q 우편집중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할 때 70여 명의 요원을 관리했다. 왜 관리자로 뽑혔는가.

A 동료들로부터 리더십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수련회에서 교관으로 일한 적도 있고, 교생 실습을 나가 수십 명의 학생을 다뤄본 경험도 갖고 있었다.

#조언 자기소개서에 없는 좋은 얘기다. 재무부서 지원자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외골수일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답변이다. 특히 교사 자격증의 경우, 교생 실습을 하면서 사회성과 리더십을 쌓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Q 한 달에 한 번 정도 꼭 보는 사람은 몇 명인가. A 3명이다.

Q 휴대전화 전화번호부에 저장한 사람은 몇 명인가. A 64명이다.

Q 모두 연락하며 지내는 사람인가.

A 그렇다. 연락 안 하는 사람은 목록에서 지운다.

Q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사용하나.

A 안 쓴다. 필요성을 못 느낀다.

#조언 인간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숫자를 대며 막힘 없이 대답한 것은 솔직하다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안 하면 지운다’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은 신입사원답지 않게 딱딱한 답변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인간관계가 다소 제한적이라는 인상을 줬다. ‘좁지만 깊은 인간관계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Q 은행에서 인턴을 하는 동안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자세히 설명해 보라.

A 각양각색의 손님이 있더라. 그래서 계층별로 다른 혜택이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안했다. 학생을 위해 학원 수강료를, 노인을 위해 의료·여행상품 가격을 할인해주는 식이었다. 서비스를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UCC(사용자 제작 콘텐트)도 만들어 첨부했다. 그 결과 강동지역본부 예선에서 2위로 선정됐다.

#조언 경험을 살린 좋은 답변이다. 자기소개서에 UCC 파일이나 동영상 링크도 함께 첨부하라.

자문단 총평

자문단은 “재무분야 지원자답게 ‘꼼꼼하고 신중한 사람’이란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최 상무는 “재무 전문가가 되기 위해 일관된 경력을 쌓았다는 점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모의 면접장에서 숫자를 들어 답변하는 태도는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서 상무는 “재무 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전문 지식과 꼼꼼함·정직성”이라며 “숫자를 대는 데 막힘이 없었고, 숫자를 든 이유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신뢰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스펀지처럼 뭐든지 빨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사람’ ‘참신한 신입사원’이란 느낌은 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우씨는

학력   가톨릭대 수학과(회계학 복수전공) 4학년 2학기 재학

학점   3.69(4.5 만점)

외국어  토익 760점(2010년 5월)

자격증  한자능력검증 2급(한국어문회·2005년 12월)

     미국공인회계사(AICPA·2008년 12월)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2009년 3월)

     국제재무분석사(CFA 1레벨·2010년 1월), 금융자산관리사(FP·2010년 8월)

경력   국민은행 인턴(2010년 7~8월)

희망직무 대기업 재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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