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1월 초 서해 5도 기습 점령 상륙훈련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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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훈련이 28일 서해에서 시작됐다. 해상상륙작전이 진행된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안에서 한국군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해 5도 점령을 상정한 기습 상륙훈련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28일 “지난 1월 초 김정일과 김정은이 북한 군부 고위 관계자와 대남 일꾼들을 소집해 대남 정책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했다”며 “이 자리에서 김정일이 서해 5도 공격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이어 “김정일은 ‘서해 5도가 자꾸 문제가 된다면 지도에서 없애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도 했다”며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이영호 총참모장과 김명국 작전국장이 특수 병력의 상륙훈련을 포함한 육·해·공 합동훈련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들은 지난 1월 17일 김정일이 육·해·공 합동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명국 작전국장은 당시 대장에서 상장(중장)으로 한 계급 강등됐지만 4월 다시 대장으로 복귀했다. 김정일은 이어 4월 24일 육·해·공 합동훈련을 참관했으며, 당시 북한이 언론에 공개한 훈련 상황판에 나와 있는 섬이 백령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군 당국도 당시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하고 대비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올 초부터 북한이 서해 5도 점령을 염두에 둔 상륙훈련을 실시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대비해 왔다”며 “그러나 북한이 방사포를 동원한 대규모 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올 1월 북한의 특수부대가 서해에서 기습 상륙훈련을 실시했는데 이때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참관했다”며 “그후 두 차례나 더 유사한 훈련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정애·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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