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붉은색 간판 규제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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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수성구 두산동과 황금동 일대 먹거리촌. ○○구이·××초밥·△△갈비…. 먼 거리에서도 잘 보이는 큰 간판들은 거의 모두가 붉은색이다.

네온사인도 마찬가지.번쩍이는 붉은 불빛에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어서 말 그대로 '불야성'이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간판 불빛이 도로에 반사돼 길과 건물 모두가 붉은색으로 물들게 된다.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김대원(35·회사원·수성구 황금동)
씨는 "앞차의 브레이크등이 켜졌는지 모를 정도로 색상 감각이 둔해진다. 밝은 것도 좋지만 붉은색 간판이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 달서구 신당동, 서구 내당동 등 번화가들도 온통 붉은색 간판 투성이다. 점포주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붉은색 간판을 고집,그 숫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처럼 붉은색 간판이 도시의 흉물(?)
로 등장하자 대구시가 본격 규제에 나섰다.

대구시는 최근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 개정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1월 시의회 정기회에 이를 올릴 방침이다. 조례 개정안에는 광고물의 바탕색은 적색 또는 흑색이 절반을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다음달부터 불법 광고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도 나서기로 했다. 대구시 금태남(琴泰男)
도시정비과장은 "붉은색은 운전자들에게 착시현상을 유발해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고,시민들의 정서에도 좋지 않다"며 "조례안이 통과되면 도시의 색상도 점차 차분한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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