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구조 / 구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9면

‘구조(構造)’는 어떤 사물이나 조직의 전체를 이루는 짜임새나 얼개를 뜻한다. “이 제품은 구조가 간단해 값이 싸고 고장이 적다.” ‘사회 구조’ ‘컴퓨터의 구조 ’ 등과 같이 사용된다.

 ‘구도(構圖)’는 그림에서 모양·색깔·위치 따위의 짜임새를 이른다. “ 풍경화의 구도를 잡아 봐라” “이 그림은 대각선 구도다”처럼 쓰인다.

 이 ‘구도’가 비유적인 말로 쓰일 때는 ‘구조’와 헷갈릴 수 있다. 이때는 사물 현상의 전체적인 짜임이나 양상을 뜻하기 때문이다. “선거 뒤 정계의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상해 봤나?” ‘4강 구도’ ‘후계 구도’처럼 사용된다.

 ‘구조’는 구체적인 사물이나 확립된 조직의 짜임새를 얘기할 때, ‘구도’는 추상적인 사물 현상의 짜임새나 양상을 이를 때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미 간에 조율이 잘 될 경우 비핵화 6자회담과 평화체제 4자회담이 병행 개최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에서의 ‘구조’는 ‘구도’로 바꾸는 것이 좋다.

 그러나 위의 구별을 언제나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예컨대 ‘권력’의 경우 ‘구조’가 많이 쓰이긴 하지만 ‘구도’를 사용한다 해도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성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