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전 사이영상 수상자 헨트겐 방출할듯

중앙일보

입력

터론토 맨 팻 헨트겐이 고액연봉자 삭감 태풍 때문에 트레이드 될것으로 보인다.

헨트겐은 27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스카이 돔 홈경기에 등판해서 6과 2/3을 던지고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누구도 헨트겐이 터론토를 떠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3만여 팬들은 14년간 오직 블루제이스를 위해 몸을 던진 헨트겐에게 기립박수를 보냈고 마지막 경기가 될것이라고 예감한듯 헨트겐 자신도 모자를 벗어 홈팬들의 환호에 답례를 했다.

97년의 조 카터, 98년의 로저 클레멘스는 홈경기 마지막경기에서 자신들이 확실히 터론토를 떠난다는 것을 모르면서도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작별인사를 했고 그 순간이 블루제이스와 마지막이되었다.

그리고 올시즌 헨트겐도 블루제이스를 빛냈던 스타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사실 헨트겐의 트레이드는 전혀 언급된적도 없지만 블루제이스가 '신세대 태풍' 카를로스 델가도, 샨 그린과 장기간 고액계약을 하려는 냄새가 솔솔 풍기면서 6백만달러 투수의 '퇴출'은 기정사실화 되었다.

내년 시즌에 받기로 되있는 6백만달러는 96년 헨트겐이 20승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을 탄 직후에 계약된 것으로 그후 3년간 15승, 12승, 10승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는 투수에게 블루제이스가 지불하기엔 벅찬 돈이 되었다.

헨트겐 본인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터론토로부터 얻었고 내가 아는 팀은 블루제이스 밖에 없다. 만약 트레이드 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며 팀 잔류를 강력히 희망한 바 있다.

그러나 올시즌 약 4천4백만달러를 선수들 연봉으로 지급한 블루제이스로서는 신세대 거포들과 데이빗 웰스 등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읍참마속을 해야 할 상황이다.

웰스 또한 트레이드 설이 거론된 적이 있지만 블루제이스의 좌완선발투수 부재, 팀 리더 필요성 등으로 잔류될 가능성이 높다.

17세에 블루제이스 프랜차이즈와 인연을 맺은 헨트겐은 24세인 93년처음으로 전 경기 출장한 시즌 놀랍게도 19승9패를 올리고 그해 월드시리즈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96년 265와 1/3이닝을 던지며 올린 20승은 헨트겐을 스타 반열에 올렸다.

그러나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법. 몇년간 몸값을 못한 그의 성적은 신의 젊음을 불사른 애정어린 팀을 떠나도록 종용하고있다.

우연인지 몰라도 어제 홈경기 마지막경기에서 퇴임한 스카이돔 한 경비원이 "내 생애의 최고의 인연과 끝나는 것이 슬프다"며 목에 감싼 수건을 흥건히 적시였다.

감성적인 헨트겐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마자 기자들을 피하며 곧장 비행장으로 향한것도 경비원 같은 슬픈 심정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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