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지식치부' 붐

중앙일보

입력

80년대말 중국에서 대학교수들의 샤하이(下海=사업 투신) 붐이
불었었다. 지식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었
다. '미사일 연구자가 계란장수만 못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
다. 그래서 교수들의 샤하이는 맹목성이 컸고 그만큼 실패도
많았다.

요즘 일부 교수나 과학원회원들이 다투어 기업을 설립, '사장
직'을 맡고 있다. 10년 전과 다른 점이라면 각 과학연구기관과
대학들 가운데 첨단과학기술 실체를 설립하는 붐이 일어나면서
여기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과학연구원들이 이미 부자가 됐다는
것이다.

얼마 전 상하이의과대학의 쑹허우옌 교수가 상장회사 '푸싱실
업'에 자신의 과학연구 성과를 1백20만위엔(약1억5천8백70만
원)에 양도, 일약 백만장자로 올라서 유명해졌다.

쟝쑤의 한 대학에서는 박사 몇 명이 그들의 지식을 이용, 첨단
과학기술 기업의 기술주주로 들어선지 1년도 채 안돼 주택을
구입했을 뿐만 아니라 자가용도 보유하게 됐다.

난징 소재 둥난대학 산하의 첨단과학기술 기업인 현대피에스공
정공사는 설립된지 1년만에 생산액이 수 백만위엔을 기록했다.

난징화공대학 산하의 지우우 첨단기술발전주식유한공사는 불과
1년 사이에 초기자산 5백만위엔이 현재 1천1백79만위엔으로 증
가했으며 주주 8명의 초기 출자액 1만위엔씩이 지금은 23배로
증가했다.

난징대학의 한 교수는 "지식경제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지식자
산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과거 '황금 밥그릇'을 들고 밥을
빌어야 했던 나우티따우꽈(정신노동자의 수입이 육체노동자만
못한 것) 현상이 점차 감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식형 기업은 제품의 기술함량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
에 이미 현대기업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있으며 각자 특기를
갖춘 과학연구인력들은 당연히 새 시대의 부자로 등장하고 있
다.

그렇다면 줄곧 조심스럽기만 하던 중국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주저 없이 상업경영을 선택하고 기업을 설립할 수 있게 됐는
가?

재산을 탐하지 않던 지식인들이 어떻게 '지식으로 돈을 버는
것'을 당연시하게 됐는가?

지식 치부'의 배후에는 도대체 무엇이 숨겨져 있는가?

90년대 이래 일부 지방정부는 과학기술인력을 대상으로 각종
장려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금년초 중앙정부 관련부문은 또 과학기술인력의 '겸직'과 '이
직'을 통한 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한편 첨단과학기술 성과의
가치를 회사 또는 기업 등록자본의 35%까지 확대할 수 있음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많은 성,시들은 기술주주 가입에 관한 정책을 출
범시킴으로써 새로운 '지식에 따른 분배' 방식이 출현하게 됐
다.

이같은 '지식 치부' 현상의 출현은 지식경제 발전의 산물로서
갈수록 많은 교수나 과학원 회원들의 명함에 '총경리'직함이
찍히게 되는 것은 사회발전의 필연적인 결과이다.

<현지통신원>

* 본 정보는 한중경제교류중심 제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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