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도시 이마트 롯데마트 입점 예정 … 유통업계 술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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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의 유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다음 달 갤러리아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오픈, 그리고 아산신도시 지역에 대형할인마트가 잇따라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부터다.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쇼핑공간을 반기는 반면 유통 관련 소상공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게 됐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대형마트의 잇단 입점 소식에 지역 소상공인 등 유통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천안·아산 85만 정도의 인구에 내년이면 할인점이 11곳이나 된다. [조영회 기자]


천안·아산에서 백화점 격돌에 이은 제2의 유통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대형할인마트 ‘빅3’인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KTX천안·아산역세권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지역 유통가가 또 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갤러리아와 신세계백화점 오픈에 이어 대형할인마트의 추가 입점이 속속 계획돼 있다.

 내년 말 개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게 되면 총인구 85만 명 정도의 천안·아산에 대형할인점만 모두 11개가 들어서게 된다.

 두 도시 상권을 대기업들이 사실상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롯데마트는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와이시티(Y-city) 내 복합쇼핑몰인 와이몰에 배방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산점을 다음 달 말쯤 개점할 계획”이라며 “(임시)사용승인 등 인·허가 절차 때문에 정확한 날짜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산시 관계자는 “아직 임시사용승인 신청은 들어오지 않았다”며 “한 달쯤 전부터 신청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내부장식 중인 롯데마트 배방점은 지상 1-2층 8900-9200㎡ 규모로 계획 중이며, 임시사용이 승인될 경우 애초 복합단지 준공 시점보다 6개월쯤 일찍 문을 열게 된다.

 이와 함께 신세계 이마트도 올 4월 말 건축허가가 난 아산배방지구 부지(7722㎡)에 대해 조만간 착공신고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아산신도시점은 총면적 4만4304㎡ 지상 7층 지하 3층 규모로 건립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산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신세계 측에서 착공신고를 위한 사전 서류검토를 받았다”며 “형식적인 서류제출이 아니라 실질적인 공사에 나서 내년 말 준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대형유통업체들이 포화상태인 천안에 이어 아산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지역상권의 대기업 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천안과 아산 인구가 각각 57만 명과 27만 명인 가운데 이마트가 준공되는 내년 말을 기준으로 천안·아산의 11개 대형할인점은 과도하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대형할인매장이 지역상권과 공존하려면 인구 15만 명당 한 개 점포가 적당하다”며 “내년 말까지 2곳이 더 문을 열면 7만 6000명 선으로 떨어져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할인점이 과포화상태인 천안지역 중소유통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배방점이 예정돼 있는 와이몰.

 KTX역세권에 들어서는 대형할인점이 천안·아산 경계지역에 있다 보니 천안 불당동은 물론 쌍용동·백석동까지 공략상권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황의덕 충남상인연합회장은 “지난달 충남지역 재래시장상인들의 뜻을 모아 충남도 등에 대형마트 입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며 “생존권 사수를 넘어 지역상권 붕괴를 막기 위해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형마트들의 지역 사회에 대한 저조한 환원률이 매번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해 천안지역 대형마트의 총 매출은 3800억원이 넘었지만, 지역 농·특산품 판매는 전체 매출의 2.1% 수준인 80억 원에 그쳤다.

 이마트 천안점이 56억원에 상당의 지역상품을 판매하며 천안지역 전체 대형마트의 지역상품 판매율의 70% 차지했고, 나머지 5개 마트 판매가 매우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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